<앵커>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나온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지난 8월에 마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달 전에 끝난 일을 지금에야 발표하는 것은 양자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미국을 압박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박세용 기자가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은 어제(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영변 핵시설에 보관돼 있던 폐연료봉 8천여 개의 재처리를 지난 8월 말 모두 끝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이라면 핵무기 1개를 더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6kg 안팎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뜻입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9월 초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폐 연료봉의 재처리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한번 밝힌 폐연료봉 재처리 사실을 북한이 새삼스레 다시 꺼내든건 결국 미국을 겨냥한 압박 카드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핵능력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북미 양자대화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신중한 대북 접근 자세가 변할 기미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어제(3일) 국회 초청 강연에서 "북한이 계속 핵 프로그램을 보유한다면 관계정상화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보즈워스 미국 특별대표의 방북 등 본격적인 북미 대화를 앞두고 대화의 기선을 잡기 위한 양측의 이런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