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김 전 대통령은 또 인생을 돌아보며 "파란만장했지만 후회는 없다"는 소회를 남겼습니다. 일기장 곳곳에 함께 인생의 황혼을 맞은 이희호 여사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마음도 담았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새해에는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주력해야겠다." 2009년을 여는 첫 날.
김 전 대통령은 소박한 계획으로 새 일기장을 폈습니다.
민주주의 쟁취에 평생을 바친 김 전 대통령의 소망 가운데 하나는 사랑하는 아내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었습니다.
투석치료를 받고 돌아온 3월 18일 일기에는 "신장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발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절실한 바램도 담겨 있습니다.
일기장 곳곳에선 봄이면 마당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아내와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인간 김대중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급격히 나빠진 시력 때문에 일기 쓰기를 중단하기 5일전.
김 전 대통령은 머지 않은 마지막을 예감한 듯 손자 종대 씨와 함께 지나온 평생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고 정리한 85년의 생애.
이를 가능하게 한 건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희망과 믿음이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글씨 마저 쓰기가 어려워진 뒤엔 녹음기를 준비해 일기를 이어가려 애썼지만 육성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오늘(21일) 공개된 일기는 지난 1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쓴 일기 가운데 3분의 1 정도로 추가 공개 여부는 이희호 여사와 상의를 거쳐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