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효자 없다?…병든 노인, '가족이 살해'


동영상 표시하기

<8뉴스>

<앵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우리 속담도 있습니다만, 요즘 일본에서는 병석에 오래 누워있는 노인을 간병하던 가족이 살해하는 참담한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쿄, 윤춘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은 노인 환자 수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노인 환자수가 79만 명,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집에서 가족들이 간병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광고 영역

그러나 기나긴 병 수발은 종종 가족들의 인내를 바닥나게 합니다. 

[남편 4년째 간병중인 부인 : (환자를 죽이는)사람들의 기분을 난 알 것 같아. 내 앞날을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캄캄해요.]

간병에 지친 가족들이 저지르는 이른바 '간병 살인'이 최근 급증해 올 상반기에만 30건이 넘는 간병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늘(29일)도 지난 몇년 간 뇌경색을 앓아온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66살 부인이 체포됐습니다.

지난 17일에는 일본 치바현에서 70대 노모를 5년간 간병해온 50대 딸이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리노 유타카/간병 상담인 : 하루의 대부분을 환자와 보내기 때문에 고립감이 커지면서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포기하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간병 살인을 막는 요령'이란 책이 신문에 소개될 정도입니다.

일본 정부는 오늘 간병 수당 수령 기준을 완화하는 등 간병 살인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 짙게 드리운 세계 최장수국의 그늘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