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저런 살인마를 왜 보호해!" 유족 울분

연쇄살인 첫 희생자 윤 씨 가족들 울분


"비켜~ 비키란 말이야!..저런 살인마를 왜 보호해."

연쇄 살인범 강호순(38)이 정선군청 여직원 윤모(당시 23세)를 납치 살해한 가운데 18일 오전 윤 씨의 유골 발굴이 이뤄진 강원 영월군 영월읍 삼옥리 동강변 군도 13호선은 울분과 고함, 탄식만이 가득 찼다.

이날 윤 씨의 부친(48)과 동생 등 40여 명의 친인척은 유골 수습 현장에 몰려와 "짐승만도 못한 놈의 얼굴 한번 보자"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부터 동강의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현장을 지켜보던 윤 씨의 부친은 정오께 딸의 유골 일부가 발굴됐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하늘이 무너진 듯 도로에 주저 않아 오열했고 나머지 친인척과 경찰 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고함을 치고 때로는 애원을 하기도 하면서 경찰통제선 돌파를 시도하던 친인척의 몸부림은 이날 낮 12시 40분께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호송버스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내자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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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의 막냇동생(14)은 낙석방지용 옹벽을 타고 경찰 저지선을 뚫고 강호순에게 돌진하기도 했다.

이날 시신 일부라도 보게 해달라며 애원하듯 울부짖던 윤 씨의 부친은 강호순이 짧은 현장검증을 마치고 다시 호송버스에 오르자 망연자실한 채 다시 도로 바닥에 주저앉아 움직일 줄 몰랐다.

이날 현장검증이 실시된 군도 13호선은 동강터널 공사로 인해 차량 통행이 금지된 구간이었지만 20여 명의 주민들이 몰려와 긴장된 모습으로 유골 발굴을 지켜보며 공포에 떨었다.

주민 정모(52.여) 씨는 "깨끗하고 순박한 영월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몸서리쳤다.

이날 시신 수습과 현장검증은 칡넝쿨과 잡목 등으로 덮인 절벽 아래에서 이뤄져 오전 내내 윤 씨의 작은 흔적이라도 보기 위해 나왔던 친인척들의 가슴을 더욱 찢어 놓았다.

한편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2006년 9월 7일 윤 씨가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정선으로 이동해 납치 및 살해 등 범행과정과 이동경로 등에 대한 현장 검증을 벌일 계획이다.

(영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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