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 뵙자"…새벽부터 추모행렬 이어져

명동성당에 근 10만 조문 인파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사흘째인 18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새벽부터 시민 조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시민들은 명동성당 본관 대성전의 유리관에 안치된 김 추기경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새벽 4시30분께부터 몰려들어 조문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가장 앞줄에 있던 박수진(46.여)씨는 "신림동 삼성산성당에서 매주 화요일 밤 철야 성령기도와 미사를 드리는 모임 회원들과 추기경님을 뵈러 왔다"고 말했다.

명동성당 측이 대성전 출입문을 오전 5시50분에 개방하고 일반 조문객을 맞았지만, 조문행렬은 금세 명동 초입에서 남산 1호 터널로 이어지는 대로까지 1㎞가량 길게 형성됐다.

노효진(63)씨는 "송파구 성내동에서 동네 자매 형제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왔다"며 "사회에 크게 공헌하신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셔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애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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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동에서 할머니와 함께 왔다는 신영승(11.계성초4)양은 "추기경님이 훌륭하신 분이라는 건 알지만 너무 춥다"면서 "그래도 아빠가 오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오라고 하셔서 꼭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회사에 출근하기 전에 조문하려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강동구 둔촌동에 산다는 장문영(31)씨는 "논현동에 있는 회사에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추기경님을 뵈려고 먼저 들렀다"며 "오늘 못하면 다음에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7시께 행렬 뒷부분에 서 있던 김종필(53.경기 성남시)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줄이 길 줄 몰랐다. 직장도 성남에 있고 출근시간이 8시인데 지각을 각오하고 오늘 꼭 (추기경님을) 만나뵙겠다"고 말했다.

한편 각계 유력 인사들의 조문도 계속된다.

명동성당 측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전 11시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노신영·한명숙 전 총리,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임원,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조문을 이어간다.

또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와 이천환 성공회 초대주교 등 타 종교인과 주한 독일, 이스라엘, 코트디부아르 대사 등이 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이날 명동성당을 방문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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