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심리전 즐기던 강호순, DNA 검사에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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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거를 가져와라. 그러면 자백하겠다' 강호순은 그동안 군포 여대생 살인사건 외에는 이렇게 모르쇠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어제(30일) 새벽 모든 범행 사실을 털어놨는데,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이호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호순은 지난 25일 여대생 납치 살해 혐의로 체포된 직후부터 부녀자 연쇄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부녀자 6명이 실종된 곳이 강 씨의 축사 근처인데다, 실종자 5명의 휴대전화가 꺼진 곳도 강 씨가 살았던 화성시 비봉면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검거망이 좁혀지자 여대생 납치살해 때는 사용하지 않았던 자신의 무쏘 승용차를 불태운 것도 자충수가 됐습니다.

하지만 검거된지 닷새가 지나도록 강호순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한술 더 떠 "증거가 있느냐, 있으면 가져와보라"고 오히려 경찰을 농락하며 고도의 심리전을 즐기는 듯 했습니다.

연쇄 실종 사건이 또다시 미궁 속에 빠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강 씨 옷에 묻은 핏자국을 DNA 검사해 결과를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박학근/수사본부장  : 실종된 김 모 씨와 동일한 DNA가 확인되었다는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통보 받고 모든 증거가 확보되었으니 자백하라고 권유하자 자백하게 된 것입니다.]

범죄행동심리전문 경찰인 '프로파일러'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범죄 심리 분석관들이 탄탄한 수사 자료를 제시하며 나머지 5명 살해 자백을 압박했고 강 씨는 서서히 무너졌습니다.

궁지에 몰린 강 씨는 결국 어제 새벽 자기를 체포했던 경찰을 불러 체념한 듯 흉악한 범행 사실을 순순히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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