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던 원유가격이 급락세로 반전했음에도 줄어든 미국인들의 차량운행은 원래대로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경제기상도를 잔뜩 찌뿌리게 한 탓이다.
미 연방 고속도로 관리당국이 19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9월 운행한 자동차의 총 마일은 작년 동월 대비 107억마일이나 줄며 4.4% 감소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이같은 자동차 운행 감소는 실업률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
미 노동부 산하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초 이후 전국적으로 12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9월과 10월에만 각각 신규실업자수가 28만4천명과 24만명에 달했다.
미국내 기름값은 지난 7월 갤런당(1갤런은 3.8ℓ) 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가 9월말까지 12% 하락했으며 현재에는 많은 주에서 갤런당 2달러 수준 밑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 유가의 하향곡선이 과거와 같은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전과 다른 점이다.
캔자스 시에 위치한 컨설팅업체 HNTB의 잭 핀 선임 부회장은 "사람들이 여행과 운전을 줄이고 함께 차를 타는 관행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으며 이같은 관행의 지속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경기가 안 좋아지면 상업용 자동차 운행이 더 많이 줄어들게 되지만 이번에는 역전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핀 부회장은 "승용차 운행이 트럭 운행의 두 배 이상 줄었다"며 "기름값이 떨어져도 소비자들은 가격 급등 상황을 상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내 자동차 운행거리 감소치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야기된 유가폭등 사건 이래 가장 큰 폭이다.
메어리 피터스 미 교통부 장관은 "운행감소세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이번 경제위기로 화석연료의 사용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보도를 통해 외출할 때에도 에어컨이나 불을 끄지 않던 미국인들이 이제는 에너지 절약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기름을 많이 잡아먹는 '허머(군사용 지프를 개조한 차량)'도 도로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