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초 흑인 대통령 도전…'인종의 벽' 허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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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사회를 갈라온 높은 인종의 벽이 허물어지는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사회 최초 흑인 대통령 도전의 의미를,  노흥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바마/민주당 대통령 후보 : 이제 우리가 미국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한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미 민주당 후보로 지명된 오바마 상원의원이 흑인 최초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변화를 힘주어 외칩니다.

청중들의 눈에선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그들의 눈물엔 미국 흑인의 피눈물나는 역정과 고난의 정치사가 녹아 있습니다.

흑인이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1863년 노예해방 이후 145년 만의 일이고, 1870년 흑인 남성이 투표권을 갖게 된 지 138년 만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 내겐 꿈이 있습니다.]

노예해방 100주년 되는 날, 마틴 루터킹 목사는 그의 꿈은 '인종차별 없는 세상' 이라고 절규했습니다.

3년 뒤 흑인 최초의 연방상원의원이 탄생했고, 1984년 제시 잭슨 목사가 흑인 최초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흑인 정치사의 굵직한 사건은 그게 전부이다시피 합니다.

파월 전 국무장관과 라이스 현 국무장관 같은 흑인 각료도 있지만, 워싱턴 정가의 흑인 민선 정치인의 존재는 극히 미미합니다.

연방 상원의원 가운데 흑인은 지금까지 모두 3명 뿐이었습니다.

재선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현역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흑인은 오바마 뿐입니다.

연방하원 의원으로는 1868년 이래 123명이 뽑혔지만 대부분 1990년 대 이후에 당선됐습니다.

흑인 주지사는 지금까지 4명이 전부입니다.

경력과 검증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 속에서 40대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의 대통령 경선출마는 무모한 도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피부색은 치명적인 결격사유로 여겨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인종의 벽은 높고도 견고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그 벽을 허문  오바마는 45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꿈꾸었던 세상이, 더이상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입증해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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