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하게 말라죽는 가로수…"시설물에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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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가을이 깊어지면 단풍으로 곱게 단장해야 할 가로수가 오히려 흉하게 말라죽는 현상이 거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공기 나쁜 도심 속이라지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단풍이 들기도 전에 잎이 갈색으로 타들어가는 은행나무 가로수가 곳곳에 보입니다.

[지문현/고교2년 : 좀 슬퍼보여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저렇게 변색되고 그랬으니까요.]

거리 경관에 도움도 안 돼서 결국 잘려나가는 신세입니다.

가로수 밑둥은 도로 경계석을 비롯해 여러 시설물에 둘러싸여서 뿌리를 제대로 못 내렸습니다. 콘크리트 덩어리도 묻혀있습니다.

경계석에 가로막힌 뿌리는 양 옆으로 벌어져 나갔습니다.

[김강환/서울 용산구 조경팀장 : 처음에 저희가 가로수를 심을 때는 이런 구조물들이 없었는데, 도시가 팽창되고 번창하다 보니까, 시설물들이 들어오게 돼서 가로수 생육에 안 좋은 그런 영향이 있는데.]

줄기 단면을 살펴보니 최근 3년 사이의 자람새가 그 전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분과 물을 빨아들이는 잔뿌리는 보도블럭 바로 아래까지 올라와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무겁게 눌리고 쉽게 말라붙는 자리입니다.

[성주한/국립산림과학원 수목생리연구실장 : 이러한 뿌리 발달이 안 되게 되면 1차적으로 수분 스트레스를 받을 수가 있고요, 생육공간이 작기 때문에 양분흡수가 부족해서 이런 황화현상이 나타날 수가 있죠.]

도시 관리 시설물을 앉힐 때 가로수 자람새를 헤아리지 못한 결과입니다.

뿌리 공간을 가로 세로 1.5에서 2미터는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회색 도시에서 활기의 초록띠, 가로수를 위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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