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②'35년 간 기다린 첫사랑'…기억버스가 주목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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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약속 하나를 믿고, 해마다 5월이 되면 무악재를 헤맸습니다"

35년 전 헤어진 첫사랑의 기억을 안고 있는 김영호(58)씨가 기억 버스에 올랐다.

그는 대전에서 자라 스무 살이 되던 해 광주 공장으로 스카웃된다. 어느 날 그의 마음에 한 여자가 들어왔다. 공장장의 여동생이었다.  배운 것 없고 고아로 자라온 그에게 순영이는 따뜻한 봄이었다. 그러나 둘의 사이를 알게 된 공장 사장은 김씨를 '고아'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해고시키기에 이른다.

김씨는 첫사랑의 여인을 찾아가 도망가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새벽에 짐 싸들고 달려오는 여인의 손을 잡고 기차에 올라탄다. 그는 자신을 믿어주는 지구상의 유일한 사람 하나만 보고 살기로 결심했다.

비가 오던 날,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온 김씨의 집은 열려진 채 비어있다. 미친 듯이 여인을 찾았지만 그녀는 거기에 없었다. 오빠에게 끌려갔다는 주위사람들의 증언과 흔적, 그리고 약속이 담긴 쪽지 하나. "5월 셋째 주에 무악재에서 만나요". 그것이 첫사랑이 남긴 마지막메시지였다.

(SBS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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