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내년부터 의사 면허 시험을 치르는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학생들에게 정부가 이상한 '서약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기막힌 아이디어일지 몰라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의사 국가 고시를 주관하는 보건의료인 국가 시험원은 최근 전국의 의학·치의학 전문 대학원에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의사 고시에 응시하려는 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서약서는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아 응시 자격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합격이 취소가 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여러차례 의료법 개정이 좌절되는 바람에 의사 시험 자격 규정도 고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선 의학 또는 치의학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고 규정할 뿐, 전문대학원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습니다.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관계자 : 응시자격을 무조건 줄 수는 없고, 조건부로 접수를 받기 위해서, 대학에 공문을 보낸거죠.]
정부가 고심끝에 서약서를 조건으로 응시 원서를 받고는 있지만 이들 대학원생들의 응시 자격은 어정쩡한 상태입니다.
내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전문대학원이나 학생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문성혁/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 나라 쪽에서 제도를 만들어 줬으니까 법제정도 당연히 돼있을줄 알았는데 공부한 학생들이고 시험을 봐야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안하고.]
정부가 관련 법 정비를 미루는 바람에 4년동안 의사 시험을 준비해 온 학생들만 피해를 볼 처지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