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피해 막기 '대작전'


바다에 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찾아오는 적조가 또 남해안에 찾아온 것입니다.

지난 7월 30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 스믈스믈 나타난 적조는 이달 들어 경남 남해와 통영 앞바다까지 퍼졌고, 오늘은 부산 앞바다까지 습격했습니다.

적조(赤潮)란 바다에 사는 식물 플랑크톤이 갑자기 대량 번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때 바닷물 색깔이 붉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적조'라고 하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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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적조가 발생한 바다의 색은 검붉은색.. 그러니까 간장 색깔에 가깝습니다.

적조는 수온이 높고 바다에 영양염류가 많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바로 여름철이 적기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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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조 발생 과정 (국립수산과학원)>

사실 적조생물이 독성을 띄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뿜어대기 때문에 이 점액질이 물고기의 아가미를 막아버리면 숨을 쉬지 못해 물고기들은 죽게됩니다.

그렇다보니 적조가 닥쳤을 때 가장 큰 피해자는 물고기가 되겠죠.

더불어 물고기를 생계수단을 기르거나 잡는 어민들도 큰 피해를 입습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적조가 44일이나 계속되는 바람에 양식장에서 기르던 7백만 마리가 넘는 물고기가 폐사했고, 그 피해액만도 100억 원이 넘었습니다.

남해수산연구소의 조사 결과,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바다 이상 때문에 입은 양식장 피해 사례 가운데 적조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적조가 나타났다하면 어민들과 지자체에서는 초비상에 걸립니다.

매일 바다를 돌며 예찰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조금이라도 적조가 번질 기미가 보이면 바로 방제작업에 들어갑니다.

약품을 뿌리기도 하고, 천적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요즘 가장 널리 이용하고 있는 건 황토 살포입니다.

황토를 바다에 뿌리면 적조생물에 달라붙어 바닷 속으로 가라앉혀 죽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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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황토는 환경친화적인 물질이라서 이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합니다.

올해에는 저층 해수 공급장치라는 것도 도입했습니다.

8미터 아래 깨끗한 바닷물을 끌어와 공기와 함께 바다 위에 뿌려 바닷물이 순환하는 것을 돕는 장치입니다.

또 하나... 양식어류 방류도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양식어류는 적조가 오면 오도가도 못하고 그대로 당하고만 있는데, 적조가 오기 직전 풀어주면 그 피해도 줄이고, 바다 자원도 확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시범 사업은 방류한 어류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적조 속에서 얼마나 살아남는지를 추적 관찰한 뒤 앞으로 적조 대비 양식어류 방류가 타당성이 있는지 살펴보자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만약 양식어류 방류 사업이 정식으로 이뤄지게 되면, 지자체에서 어민들에게 방류 때문에 본 손해를 보상해주게 됩니다. 보상은 방류한 어류의 마릿 수 만큼 치어 값으로 쳐서 주게됩니다. 적조에 모든 것을 뺏기느니, 재기할 기회를 준다는거죠. 하지만, 어민들은 결국 '반값 밖에 받지 못하게 된다'고 불만입니다;;)

이번 시범 방류는 '볼락'이라는 어종으로 지난 13일에 이뤄졌습니다.

볼락이 선택된 이유는 이들은 연근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쉽기 때문이랍니다.

이렇게 남해안 일대에서는 적조와 싸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쳐들어오면 싸워 이길 태세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나타난 적조는 꽤나 약체로 보이고 있습니다.

적조생물은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며 퍼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속도도 매우 느리고 밀도도 낮아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산과 거제 앞바다에 강한 냉수대가 자리잡고 있었던데다, 남해안의 강우량도 다른 해보다 크게 적어 적조생물이 맥을 못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전례상 적조는 보통 9월 초중순까지 이어진다면서 완전히 마음을 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원래 적조 피해는 격년으로 발생한다"면서 "지난해 큰 피해가 왔으니 올해는 비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적조가 이대로 끝날 것"이라는 '육감'이 온다고 합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이들의 예감이 적중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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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권란 기자는 2005년 SBS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를 거쳐 현재는 사회2부 사건팀에서 경찰서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로 계속해서 좋은 기사를 전해드리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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