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중계석] '울어도 좋아' 배기완 캐스터의 수영중계 3원칙


박태환이 금빛 물살을 가르는 순간 언급한 "울어도 좋아요"라는 중계 발언으로 화제가 된 SBS배기완 아나운서가 12일 SBS 올림픽 홈페이지에(http://olympic.sbs.co.kr/)'수영 중계 공식'이라는 글과 당시 국내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배 아나운서는 "(수영)그 중계에 대해 고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 저런 반응과 의견을 보여 주신다니 부담이 되기도 하고, 그만큼 더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배기완 아나운서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 양궁, 야구 등의 종목을 중계하고 있다.

다음은 배기완 아나운서 게시글 전문.

올림픽 채널 SBS의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을 지켜 봐 주시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SBS 아나운서 배기완입니다.

광고 영역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 양궁, 야구 등의 종목을 중계하고 있답니다. 수영, 양궁 등에서 벌써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이 쏟아져 기쁘기만 합니다. 특히 박태환의 수영 금메달은 대한민국 체육계로서는 '대 역사'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 중계에 대해 고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반응과 의견을 보여 주신다니 부담이 되기도 하고, 그만큼 더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수영 중계를 앞두고 저는, 나름의 '중계공식'을 정했습니다. 경기 전체를 3단계로 나눠,

1.정보 전달과 경기 분석

2.생생한 현장의 묘사

3.벅찬 감동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1. 선수들이 입장을 시작해 한 명씩 소개 되고 출발하기 전까지는 각 선수의 개인 기록, 역대 기록 순위, 시즌 최고기록, 역대 성적 등을 소개하고, 거기에 더한 선수들의 특징과 기술, 경기예상은 해설위원이 부연하도록 했습니다.

2. 경기가 시작되면 현장의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전개되는 수영경기의 급박함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수영중계의 경우, 현장과 화면의 순위는 다르게 보이기 쉽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4,5레인이 주로 보이기에 1,2레인이나 7,8레인에서 스퍼트 하는 선수는 놓치기 쉽습니다. 또 화면으로 보이는 순위는 카메라의 위치나 각도에 따라 실제와 다를 수 있기에 현장에서 보이는 그대로의 전 선수의 움직임을 현장감있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3. 마지막 턴을 마치고 50미터의 순간은 감동과 격정의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건 캐스터가 아니라 캐스터 할아버지(?)ㅋ 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특히 마지막 30여 미터를 앞두고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스퍼트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절제된 언어와 냉정한 감정으로 전달하는 것은 스포츠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현장에서 제가 느끼는 감정과 언어를 솔직하게 나타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단지, 마지막 1분은 '스포츠 캐스터'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광고 영역

앞으로도 제 스포츠 중계는 위의 공식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1분이 아닌, 4분 20여 초의 중계방송 전체에 대한  지도편달도 감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 베이징에서 배기완 올림

※ 편집자주 : SBS올림픽 사이트에서는 해설자와 캐스터가 직접 올리는 중계 후기와 사진 등을 보실 수 잇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