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밀실추진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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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항쟁 21주기, 촛불집회도 절정에 다다랐던 6월 10일, 복지부 홈페이지의 법령/고시자료란은 조용히? 업데이트됐습니다.

새로 등록된 자료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법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하려할 때 국회의원이나 정부가 발의할 수 있는데요, 보통 20일가량 기간을 두고 법안에 대한 의견을 받습니다. 공청회를 열기도 하고요.

- 그런데 좀 이상하다면 이상한 것이, 작년 초부터 의료법 개정을 놓고 몸살을 앓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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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복지부가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표했는데, 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 직능단체부터, 보건의료연합, 보건의료노조 같은 보건의료시민단체들까지 반대하는 이유는 달랐지만, 전부 강경한 반대입장이었습니다.

양한방 협진을 허용하거나 처방전을 보호자가 대리수령하도록 하는 부분, 비급여 진료비는 반드시 고지하도록 하는 등 의료소비자 권익을 위한 부분들도 있었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진료비를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격 조정을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이를 통해 환자 유인행위도 할 수 있게 했으며,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 확대, 법인간 합병 허용 같은 규제 완화와 의료산업 활성화에 관한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직능단체들은 전자쪽에, 특히 의사들은 진료권 위축이 우려된다며 강력하게 반대했고, 시민단체들은 후자쪽에 의료 공공성이 훼손된다며 졸속 개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를 강행했지만, 동네의원들이 집단휴진까지 하면서 반대하는 진통을 겪으면서 결국 의사협회쪽 의견을 대폭 반영한 수정안을 내야했습니다.

이로써 직능단체의 반대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시민단체들은 그나마 있던 환자 권익 보호 조항들이 축소됐다며 비판했고요.

그 뒤엔 의협 로비 파문이 터지면서 의사협회가 큰 홍역을 앓았고요, 의료법 개정안은 정부 입법안과 의원 입법안 여러 개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계류하다가 결국은 17대 국회가 마감되면서 자동폐기됐습니다.

- 이랬던 의료법 개정 문제인데, 물론 일부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더군다나 통상 중요 법안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려할 땐 보도자료를 내 언론을 통해 내용을 알리곤 하는데 그냥 입법예고한다,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문제가 됐던 내용들은 상당히 빠져 있지만, 환자 유인, 알선 행위를 부분적으로 허용한다거나,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확대 등 시민단체에서 문제로 지적했던 내용은 고스란히 들어있었습니다.

- 6월 10일이란 시점도 석연치 않았습니다.

물론 입법예고를 위해서는 복지부가 며칠 전에 미리 의뢰하고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6월 10일을 노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촛불집회 정국에,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가 예정돼 있고 실제로 그랬던 날 슬쩍 입법예고한다는 게 개운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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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과는 별도이지만, 함께 언급할 문제로 제주특별자치도 건이 있습니다.

인천, 부산, 광양 등에 설치되는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외국인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되는데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그걸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여기에 국내 법인도 영리병원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안을 검토한다, 제주특별자치도 내에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완화하도록 해달라는 등, 정부는 의료 민영화를 안한다고 하지만, 제주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지역에서부터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시민단체들은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 이런 내용으로 볼 때 충분히 기삿꺼리가 된다고 판단했고, 추가 취재와 협의 끝에 6월 11일 저녁, 이런 기사가 전파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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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활성화 위해?…'영리병원 허용' 논란

<앵커>

현재 국내 병원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거나 소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서 이 법규가 완화되면서 영리병원 허용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병·의원은 모두 비영리법인으로 영리를 추구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하거나 유인, 알선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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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부가 외국인 환자는 여기서 예외로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마련해 어제 입법예고했습니다. 외국인 환자를 적극 유치해 의료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전병왕/복지부 의료제도과장 : 제대로 해외 환자를 유치하려면 국내 서비스 수준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나가서 홍보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가능해야하는데, 현재 법상으로는 유인 알선 자체가 범죄가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병원과 환자 연결을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풀어준 점입니다. 국내 의료기관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병·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계약을 맺게 돼 있습니다.

환자는 이 계약에 따라 어느 병원에서나 건강보험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개정안대로면 민간보험사도 환자 알선을 이유로 의료기관과 계약할 수 있습니다. 내국인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사실상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무너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상이/제주대 의대 교수 : 민영의료보험 회사들과도 계약을 맺게 되는 것이죠. 이 경우 궁극적으로는 민영의료보험 회사들이 건강보험과 대립적인, 경쟁하는 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민영화나 당연지정제 폐지는 없다고 정부는 공언하고 있지만, 정책 흐름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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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나간 뒤, 이날 인터뷰했던 복지부 과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과 다른 기사를 이렇게 쓸 수 있냐며 따지는 내용이었고, 다음날 새벽 1시쯤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보냈습니다.

(복지부 관련 기사에 대해 복지부가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보통 다음날 오전, 늦게는 오후나 밤에 자료를 냅니다. 기사가 나간 뒤 곧 전화가 왔고, 그날 밤 자료를 냈다는 건 복지부가 다급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해명 자료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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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6.11일자 SBS 8시 뉴스 "영리병원 허용 논란" 제하의 보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합니다.

□ 기사주요내용

○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해 법규(의료법)가 완화되면서 영리병원 허용논란이 되고 있음

○ 국내 의료기관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병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계약을 맺고 있지만 개정안 대로면 민간보험회사도 의료기관과 계약을 할 수 있음

○ 내국인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사실상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무너지는 부작용 나타날 수 있음

○ 민영의료보험 회사들과도 계약을 맺게 되어 민영의료보험회사들이 건강보험과 대립되는, 경쟁하는 관계에 놓이게 될 것임

○ 정부는 건강보험 민영화나 당연지정제 폐지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정책흐름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우려 목소리 높음

□ 해명내용

1.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해 법규(의료법)가 완화되면서 영리병원 허용논란이 되고 있음"이라는 보도에 대해

○ 6.10(화) 입법예고된 의료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 17대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 중에서 쟁점이 적고 개정이 시급하게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여 재(再)입법예고한 것으로 영리병원 허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

2. "국내 의료기관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병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계약을 맺고 있지만 개정안 대로면 민간보험회사도 의료기관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 민간보험회사는 의료기관과 진료수가(진료비용)에 대해서 계약을 할 수 없고 의료법이 개정되더라도 수가를 계약할 수는 없음. 또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모든 의료기관에 계속 적용됨.

- 다만, 민간보험회사도 해외환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노력은 할 수 있고 유인?알선 대가는 받을 수 있으나 유인알선 수수료를 계약할 수 있다는 것과 의료기관과 진료비용을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별개임

※ 2007년 의료법개정안에는 민간보험회사, 보험가입자, 의료기관 사이에 비급여 비용에 대해 계약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음

3. "내국인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사실상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무너지는 부작용 나타날 수 있음"이라는 보도에 대해

○ 이번 개정안은 해외환자 유치활성화를 위해 건강보험이 당연 적용되는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에 대해서만 유치행위를 허용하는 것으로, 계획에도 없는 내국민까지 확대되는 것을 전제로 추측보도 하는 것은 무리임

○ 설사 의료법이 개정되어 내국인까지 확대 적용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나 진료수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음

4. "민영의료보험 회사들과도 계약을 맺게 되어 민영의료보험회사들이 건강보험과 대립되는, 경쟁하는 관계에 놓이게 될 것임"이라는 보도에 대해

○ 2, 3번에서 해명하였듯이 민간의료보험 회사는 의료기관과 진료비에 대해 건강보험과 달리 계약을 할 수 없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수가를 적용하여야 하기 때문에(건강보험 당연지정) 민영보험과 건강보험이 경쟁관계에 놓일 수 없음

○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서 허용하고 있는 외국인 환자 유치 허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건강보험과 대립되는 경쟁관계에 놓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부합하지 않음

5. "정부는 건강보험 민영화나 당연지정제 폐지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정책흐름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보도에 대해

○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민영화에 대해 검토한 바도 없고 계획도 없어 국민건강보험을 민간영역으로 넘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임.

○ 또한, 정부는 30여년간 유지해 온 국민건강보험과 당연지정제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주체가 되어 현행대로 유지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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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합일간지와 방송사 중 기사를 쓴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외로웠다는.. ^^)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몇몇 시민단체와 교수에게 전화해 자문을 구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입법예고를 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내용을 알려주고 좀 보라고 한 뒤에 다시 의견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제 기사와 제 자문 구함이 조금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봅니다만, 보건의료단체 30여 곳이 모인 연대체 '건강연대'에서 다음날(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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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제주부터 건강보험 붕괴· 영리병원 허용, 의료 민영화법 의료법 개정 추진

이명박정부는 의료민영화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가 내놓은 안이었던 당연지정제 폐지를 국민여론에 밀려 유지하겠다고 선언 한바 있다. 또한, 의료보험 민영화도 적극 검토하였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처럼 오리발을 내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면서 실제로는 의료민영화를 계속 추진 중이다. 국민여론에 밀려 드러내놓고 추진은 못할지언정 의료민영화를 밀실에서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제주도부터 건강보험당연지정제폐지, 영리병원 허용을 추진하고 있고 의료법개정안을 통해 전국적 의료민영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제주부터 "건강보험붕괴, 영리병원허용"하여 전국 확대하는 대국민사기극에 반대한다.

지난 5월,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은 제주도내에 전면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을 준비한 바 있다. 이 계획에 의하면 이미 허용된 제주도내 외국인 영리병원 설립자유화조치를 확대하여 국내 영리병원까지 허용하고 이들 영리병원들에게 여러 특혜를 주는 조치가 포함되었고 이 특혜중 하나는 영리병원마음대로 건강보험을 질병별로 선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다. 즉 제주도내의 완전한 의료민영화다.

그러던 정부가 지난 6월 3일 제주도특별자치도 지원회의에서 외국인 외의 국내 영리병원 설립은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의료 민영화계획이 제주도에서도 없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러한 제주도내 '국내영리병원 설립추진 중단, 건강보험당연지정제폐지 추진 중단' 발표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제주도 김창의 특별자치도 추진단장이 6월 5일 제도개선 직원교육에서 "(제주도내) 헬스케어타운을 순수 병원들로만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제도개선과정에서 정부를 설득, 도지사가 지정하는 헬스케어타운내에서는 국내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정부를 설득하였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8월에 국회상정예정이라는 것이다. 제주도도 문제지만 이것은 제주도 문제만이 아니라 전국적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극히 중대한 문제다. 정부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을 동일한 의료 및 교육제도를 가지는 지역으로 간주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은 현재 인천, 부산진해, 광양은 물론 군산?새만금 지역, 경기충남 서해안지역, 대구경북지역 등 사실상 전국이 경제자유구역이므로 이러한 제주의 의료민영화시도는 사실상 전국적인 건강보험당연지정제폐지, 영리병원 허용으로 나아가는 정책이다.

대운하추진을 밀실에서 추진한 것에 이어 의료민영화를 밀실에서 결정, 지역부터 야금야금 추진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기가 막힐 뿐이며 의료민영화를 안한다던 이명박 정부의 입만 열면 거짓말인 정책에 할 말을 잃는다. 게다가 도대체 건강보험당연지정제를 유지하겠다던 지난 4월 29일의 보건복지부장관의 말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이명박정부는 대국민사기극 전문정부인가?

의료민영화의 제도화일 뿐인 의료법개정안에 반대한다.

정부가 6월 10일 내놓은 의료법 일부개정안 또한 의료민영화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영리목적 부대사업 전면 허용, 제 3자 환자 유인 알선행위 허용, 병원 M&A 전면 허용, 의료기관의 명칭 자율화 등이다. 이들은 모두 병원의 영리화, 즉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법안들이다.

먼저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이 영리를 목적으로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전면 허용하였다. 부대사업의 범위를 법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내를 숨기고자 장관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시행령으로 넘겼다. 정부가 허용하고자 하는 부대사업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MSO(병원지원경영회사)다. MSO는 병원이 영리목적으로 설립할 수 있는 주식회사이다. MSO는 진료행위를 제외한 병원의 경영전반(인력 관리, 의료기기 구매 및 관리,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회사이다. 병원을 진료부문과 경영부문으로 분리하여 경영부문만을 따로 떼어 내어 주식회사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MSO는 경영지원이란 명목하에 결국 영리병원 네트워크를 설립하도록 하는 것일 뿐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네트워크 병의원들이 MSO형태의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있고, 이들은 주식상장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MSO의 주식상장은 그들이 지배하는 병원도 사실상 주식회사화 됨을 의미하며, 영리병원 네트워크를 허용하는 것이다.

또 의료법 개정안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보험회사를 포함한 제3자의 환자의 유인·알선 행위를 허용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제 3자의 환자 유인알선행위 허용은 보험회사나 병원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돈되는 환자만을 유인하여 진료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의료서비스가 국민건강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그 대상이 일단 외국인에 한정된다고 하지만 외국인이라고 돈벌이 수단이 되는 것이 허용되어서는 안 될뿐더러 내국인 환자라고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의료기관의 M&A(인수합병)의 전면 허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영리병원 허용을 의식한 법안일 뿐이다. 의료기관의 합병의 허용은 대자본을 앞세운 몇몇 영리병원의 덩치를 키우는 방법으로 기능할 것이 뻔하다.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수백 개의 병원을 거느리는 병원은 영리병원 뿐이다. 인수합병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운 영리병원체인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진료비를 상승시키고 의료서비스 제공행태를 왜곡시킬 것이다.

결국 이번 의료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다음과 같은 연결구조가 형성된다. 환자유인 알선을 허용하여 병원들이 돈벌이 진료를 하게하고 그 진료수익은 지주회사인 MSO로 유출된다. MSO는 주식회사로 상장이 가능하여 투자자를 모아 자본을 끌어들이며 그 자본으로 비영리병원들을 인수합병하여 더 큰 영리형 병원체인을 형성하게 된다. 주식회사인 MSO에 편입된 병원들은 점차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여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돈벌이 진료를 더욱 강화시키게 된다. 여기에 정부가 여전히 추진의지를 다지고 있는 민영의료보험이 결합되면 완전한 의료민영화가 가능해진다. 영리병원, 민영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 절대 양립할 수 없다. 결국에는 건강보험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정부의 이러한 의료민영화정책은 결국 건강보험을 붕괴시킬 정책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였다. 제주도부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영리병원 허용을 추진하고 동시에 전국적으로 영리부대사업 전면허용을 통한 간접적 영리병원네트워크 허용, 병원의 M&A(인수합병) 전면허용, 환자유인알선행위 허용 등 사실상의 의료 민영화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적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당장 하지 않더라도,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 정책은 결국 당연지정제 폐지, 건강보험의 붕괴 혹은 민영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는 말로는 의료민영화를 하지 않을 것처럼 말하나 실제로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87년 6월 항쟁으로 얻은 우리사회의 최대의 민주적 성과물의 하나인 건강보험이 붕괴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꼼수와 사기로 추진하는 제주도부터 시작되는 의료민영화정책을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의료민영화를 법제화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법 개정을 당장 중지하라. 이명박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전면개방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정책이다. 이미 백만의 촛불로 국민이 반대하고 있음이 분명해진 의료민영화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정책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한다. 이명박 정부는 당장 의료민영화를 중단하라. 의료민영화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정부자격이 없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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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은 오전 10시 반에 열렸는데, 복지부가 4시간쯤 뒤에 급히 이에 반박하는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시민단체들의 의료민영화 밀실추진 주장은 소모적인 이념논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자료내용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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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2일 배포된 건강연대의 "의료민영화 밀실추진 이명박 정부 규탄 기자회견문"에 대한 보건복지가족부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 기자회견문 주요내용

○ 제주부터 "당연지정제 폐지, 영리병원 허용"하여 전국 확대하는 대국민 사기극에 반대한다.

○ 의료민영화의 제도화일뿐인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 보건복지가족부 입장

< 붙임 1 > 건강연대 주장에 대한 반박
< 붙임 2 > 의료법 개정안...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붙임 1 >

1. "제주도내 전면적인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 주장에 대한 입장

○ 제주도 주민들이 현재와 같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으며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건강연대가 주장하는 의료민영화는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

○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설립이 허용된 외국병원에 대해 일부 규제완화를 추가로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국내병원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입니다.

- 외국병원에 대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배제하였으며, 외국병원에 대해 건강보험을 선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제주도의 건의가 있었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 국내 병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계속 적용됩니다.

- 제주도의 일부 지역에서 국내 영리법인의 병원개설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 회의(6.3)에서 결정 된 바와 같이 신중하게 의견수렴을 할 계획입니다.

2. "의료법 개정이 의료민영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입장

○ 의료법 개정은 환자의 권익을 보장하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내용임에도 이를 왜곡하여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 <붙임 2>의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붙임 2 >

의료법 일부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의료법 개정안은 2007년에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법 개정안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중 의료소비자의 권익 증진 및 의료 경쟁력 강화와 관련하여 시급하게 개정이 필요하고 쟁점이 적은 조항을 다시 개정 추진하는 것입니다.

의료법 개정안은 2007년 5월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17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되었습니다. 이번 18대 국회 개원에 맞춰 다시 입법 절차를 밟은 것에 불과합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

- 건강보험 비급여비용에 대한 고지의무
- 거동불편 환자의 처방전 대리수령 허용
- 양한방 진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개선
- 외국환자 유치를 위한 유인·알선행위 허용
- 의료법인간 합병제도 도입
-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규정
- 의료기관 종별구분 개선
- 양한방 복수면허자의 의료기관 개설
- 의료기관 명칭표시에 신체부위·외국어 사용 허용

이번 의료법 개정 추진은 의료 민영화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건강보험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고 이미 수차례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근간으로 한 의료 제도의 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명확한 입장입니다.

외국환자 유인·알선 허용은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화 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태국은 연간 1,500,000여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있고, 싱가포르와 인도의 경우에도 활발한 외국 환자 유치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들 동남아 국가에 비하여 의료 수준이 높지만,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유인·알선 행위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어서, 작년의 경우 16,000여명 유치에 그쳤습니다.

※ 건강관련 국제수지 현황 : 수입[572억원] - 지출[1,237억원] = 665억 적자

개정안은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 유치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은 의료 기관에 재투자되어 내국인 환자의 편익을 돕기 위하여 사용될 것입니다.

해외 환자 유치 확대를 통해 외화 수입을 증대시키고 이를 국내 의료 발전에 이용하게 됨으로써 그 혜택은 내국인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영리 목적으로 내국인 환자의 유인·알선까지 허용하는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의료 민영화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습니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고지 의무는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용을 건강보험 비급여비용이라고 합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용을 의료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책자,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에 알리도록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진료비용을 사전에 예측 가능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처방전 대리수령 허용은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는 의사가 환자에게 의약품을 투여할 때 직접 진료한 환자에게만 처방전을 발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단순히 처방전을 재발급받기 위한 경우에도 반드시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대리인인 보호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해 줄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입니다.

양한방 진료 협진은 의료소비자의 편의 제공을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의료법에서는 병원이 한의사를 고용할 수 없고, 한방병원이 의사를 고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가 양방과 한방 치료를 한번에 받고 싶어도 이것이 불가능하여 불편을 호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정안은 양한방 진료를 한 곳에서 동시에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의료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료 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의료법인간 합병은 의료서비스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의료법에는 의료법인간 합병 절차에 대하여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경우 해산하는 것 말고는 다른 청산 절차가 없습니다.

이는 같은 비영리법인인 사립학교법인과 사회복지법인의 경우, 합병 절차를 통해 다른 법인과의 합병으로 경영을 지속시킬 수 있는 점과 대조됩니다.

의료법인이 경영난으로 해산하는 경우, 운영하던 의료기관이 폐업할 수밖에 없게 되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의료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의료 진료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의료법인간 합병 절차를 규정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는 의료법인간의 합병에 국한되기 때문에 대학병원이나 동네의원들은 제외됩니다.

의료기관 명칭 표시의 자율화는 의료소비자의 선택권 증진을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의료기관의 명칭은 외국어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신체기관과 질병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명칭 표시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에 제한이 가해지고, 외국인환자가 국내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기관 명칭에 외국어 명칭도 한글과 병행하여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신체부위와 질병명도 일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에 대한 규정은 일부 병원의 무분별한 부대사업에 대한 규제를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의료법에는 병원의 부대사업에 대하여 그 범위와 규제 장치가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부 병원의 경우 과도한 영리추구를 위해 무분별하게 장례식장, 주차장 등의 부대사업을 확장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대사업용 재산은 전체 의료업 재산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과도한 부대사업에 대하여는 영업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입니다.

의료기관 종별 구분 개선은 다양한 형태의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의료기관 종류에 관한 구분은 단순한 병상 기준으로만 나누어져 있어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로 분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을 의원급과 병원급으로 분류하고, 병원급을 다시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으로 구분하여 특화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종별 구분 개선은 동네 병원의 존폐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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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담당과장은 이날 다시 통화했더니 전날밤 분기탱천했던 기세는 좀 누그러져서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건데 왜 갑자기 기자회견까지 하는지..." 하더군요. 과장의 말처럼 지난해 전부 개정안에 비하면 훨씬 쟁점이 될 부분이 적긴 하죠.

그래서 간단하게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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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민영화 '밀실 추진' 낌새? 정부는 "아니다"

<앵커>

앞으로 병원의 다양한 영리추구를 허용하겠다는 정부 발표, 어제(11일) 보도해드렸는데요, 시민단체들이 사실상 의료 민영화 추진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민간보험사를 포함해 제3자가 외국인 환자를 병원에 알선할 수 있다, 병원끼리 인수합병을 허용한다,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이런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제도화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병원이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거나 소형 병원의 몰락 등으로 의료의 공공성을 침해하게 된다는 겁니다.

[임응균/사회보험노조 사무처장 :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 민영화 정책은 결국 당연지정제 폐지, 건강보험 붕괴 혹은 민영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들은 또 정부가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서 외국인이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게 하는 등 지역에서부터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형근/제주대 의대 교수 : 제주가 허용이 되면 다른 경제자유구역에도 적어도 내년에는 입법화가 될 것이고, 입법화가 되면 이것이 전국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거죠.]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안의 일부로 소비자의 권익 증진과 의료 경쟁력 강화에 관한 내용이지, 의료 민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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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계속 의료서비스 산업화와 선진화를 추진할 꺼고요, 이는 의료민영화와는 다르다고 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밀실추진하고 있다고 하고 있고요.

이상의 내용을 보면, 누구 말이 맞을까요?

둘다 맞고 둘다 틀리다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 정도가 얼마만큼이냐가 관건이겠죠. 어렵습니다. 그래서 작년엔 어리버리하게 있었지만, 올해는 좀 의미있는 기사를 써보고자 합니다. 공부할 게 많습니다. 공부한 성과가 나면 여기서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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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3년에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사회1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참 넓고 깊고 복잡하고 중요한 분야'라면서 건강하게 오래사는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써보겠다고 합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심 기자는 부부가 방송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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