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은 음악성 없으니 출연하지 말라'고 말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어요. 많은 사람이 그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으니까요."
9일 7집 '루비·사파이어·다이아몬드'를 발표하는 혼성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34)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출연 가수의 조건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SBS TV '김윤아의 뮤직웨이브'에 이어 현재 Mnet의 음악프로그램 '마담 B의 살롱'을 진행 중인 그는 "음악 프로그램은 대중문화계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고 운을 뗐다.
김윤아는 "음악성이 없다고 평가된 가수들이 음악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에 작은 감동을 받은 적도 있다"며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으며, 게으르고 불성실한 우리 팀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가지 지켜야 할 선은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립싱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한 만큼 반드시 라이브로 노래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때로는 출연 가수의 자질을 검증할 필요도 있다. 2005년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MBC TV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발생한 밴드 카우치의 성기 노출 파문이 그 사례. 홍대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류로 나온 자우림답게 평소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김윤아는 "우리도 클럽 밴드 출신이지만 막 나가는 팀은 몇 안된다"며 "오히려 음악하는 사람들이 더 순진하고 꿈을 바라보며 열심히 산다. 한 팀의 단순한 장난 때문에 클럽 문화가 음지문화처럼 낙인 찍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레이블 사운드홀릭을 운영하며 슈퍼키드, 벨라마피아 등의 신인 밴드를 양성 중인 드럼의 구태훈은 "인디 밴드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음악 시장이 다양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밴드에게는 좋은 프로듀서와 환경이 필요하다"고 제작자다운 의견을 내놓았다.
기타의 이선규는 방송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냈다.
"TV에 여러 대중음악 장르가 고르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선심쓰듯 밴드 음악이 구차하게 나오는 모습은 싫어요. PD가 억지로 트는 느낌 말예요. 균등하게 나왔으면 해요."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