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도 못 견디는 유람선 소음? '해금강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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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거제 해금강. 그 중에서도 비경을 자랑하는 해식 동굴이 난데없는 소음 때문에 위기에 처했습니다. 셀 수 없이 드나드는 유람선의 소음이 동굴을 흔드는  것인데요.

김형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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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백미, 명승 제2호 해금강.

깎아지른 해식절벽이 일품인 돌섬으로, 하루에도 수십 척의 유람선이 드나듭니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십자동굴.

[바로 저 십자! 바로 저 십자입니다!]

동굴 안에 울려퍼지는 유람선 엔진과 확성기 소리를 측정해보니 109.5데시벨에 달합니다

[배명진/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 : KTX를 타도 95데시벨 정도밖에 안되고, 천둥번개 소리가 계속해서 바위를 때리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선박의 엔진은 큰 물체를 공명시켜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저주파음을 발산합니다.

공명을 일으키는 저주파음은 동굴 전체를 진동시켜 지속적인 타격을 줍니다.

충격이 누적될 경우, 지난 1940년 공명현상으로 무너진 미국 워싱턴 다코마 현수교처럼, 바다 위의 돌섬인 해금강도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입니다.

환경단체도 이미 소음으로 인한 훼손가능성을 여러 번 경고했지만 당국은 아직까지도 나몰라라입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 : 그걸 특별히 실태조사한 적은 없습니다.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지도 못했고요.]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으로 다듬어진 해금강의 절경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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