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인 가두시위와 합법적인 촛불문화제의 기조를 지켜온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가 심각한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돌아서면서 일부 시위대의 과격 행동과 경찰의 과잉 대응이 모두 도마에 오르고 있다.
1일 경찰과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청와대 인근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서 시민 60여명, 경찰 40여명이 다쳐 모두 1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시민들은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바람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분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시위대가 전경버스의 전복을 시도하는 등 먼저 폭력적인 행동을 해 어쩔 수 없이 물리력을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 시위대, 전경버스 흔들고 경찰과 몸싸움 = 전날 밤 11시께 서울 효자동과 삼청동 등 청와대 입구 쪽으로 모여든 시민 2만여명(경찰 추산)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면서 길목을 지키던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길을 가로막은 전경버스를 밀어 흔들어댔고, 일부는 사다리를 타고 전경버스 위로 올라서거나 쇠창살과 창문을 뜯어내고 버스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또 물대포 발사에 흥분한 몇몇 시위자들은 인도를 지키고 있던 전·의경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방패를 빼앗고 심지어는 전·의경 2~3명을 끌어내 폭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 시민들은 "비폭력, 비폭력"이라고 외치며 상황을 진정시킨 뒤 억류된 전·의경들을 경찰 쪽으로 돌려보냈고, "경찰이 폭력시위를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라며 평화시위의 정신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이날 시위는 대학생 단체 등의 집단 동참에 따라 미리 준비한 대형 비닐과 비옷 등으로 경찰의 물대포 살수를 방어하는 등 조직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 경찰 과잉진압 논란 = 일부 시위대의 과격 행동은 물대포 살수 등 경찰의 과잉 대응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청와대 앞 대치상황이 시작된 지 50여분만인 전날 밤 11시50분께 효자동 길목에서 처음 살수한 이후 7시간여 동안의 대치상황에서 수십차례에 걸쳐 짧으면 2~3분, 길면 10여분 동안 사방으로 물대포를 쐈다.
국민대책회의는 인도에서 시위를 구경하고 있던 정모(23)씨가 물대포에 직접 맞아 고막의 3분의2 가량이 파손됐고, 이모(18)군도 물대포를 머리에 맞아 응급실에 실려갔으며 방패에 맞아 다친 시민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60여명의 부상자 중 상당수는 무차별 살포된 물대포에 맞아 다친 것으로 국민대책회의는 분석했다.
국민대책회의는 "평화적인 시위와 행진을 벌였던 시위 참가자들에게 경찰은 마치 5공 시절로 회귀한 듯 물대포와 소화기를 뿌리고 진압봉을 휘둘렀으며 급기야 체포 전담조까지 출동시켜 시민들을 강제해산시켰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효자동 입구에 전경버스로 차벽을 설치했는데 시위대가 계속 흔들며 밀어넘어뜨리려고 해 물대포를 사용했다"며 "저지선이 뚫릴 위기에서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으면 직접 몸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됐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사용 경위를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