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매일 밤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의 촛불집회. 그리고 경찰의 강경 진압...
27일 새벽에는 촛불집회를 하다 거리로 나온 한 고3 여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는데요.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해 일찍 훈방 조치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 여학생은 거의 12시간이 지난 뒤에야 풀려났고, 결국 그날 등교도 못하게 됐습니다. 경찰들은 이 학생이 거리로 나와 집시법을 위반한 혐의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집시법 위반으로 미성년자를 12시간이나 붙잡고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더라도, 훈방이 늦어진 이유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해명이 좀 납득하기 힘듭니다.
우선 경찰은 "만 14세를 넘어 형사상 미성년자가 아니기 때문에 죄를 저질렀다면 충분히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러나 이 여학생이 시위대와 함께 도로에 나온 것 말고 과연 또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는 좀 의문이었습니다.
검찰의 해명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여학생이 새벽에 잡혀온 뒤 잠이 들었고 계속 자다가 정오가 넘어 일어났다. 이때 물어보니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바로 석방했다. 그 전까진 고등학생인지 몰랐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아들의 경우 보통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잠드는 경우가 많긴 하지요.
그.러.나.
18살 여학생이 경찰서에 잡혀와 태평하게 12시간 동안 잠을 잤다니... 여학생의 부모가 선임한 변호사는 검찰의 해명에 실소를 금치 못했는데요. 이 변호사는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여학생이 조사받을 때 옆에 함께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진 모르지만 어느쪽 말에 더 신빙성이 있는지는 분명해보이는데요.
판단은 각자의 몫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주] 마포경찰서를 출입하는 이호건 기자는 2006년 SBS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국제부 기자를 거쳐 현재 사회2부 사건팀에서 젊은 기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