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전, 피겨의 'ㅍ'도 모르는 상태에서 김연아 선수의 특집 다큐멘터리 '소녀, 세계를 매혹하다' 제작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일 중에 하나는 피겨팬들이 쓰는 용어를 익히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김연아 갤러리', '피겨스케이팅 갤러리' 같은 엄청난 정보가 담긴 웹사이트들이 존재해서 단기간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몇몇 용어는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까지 피겨팬들의 용어 중에 그 뜻을 몰랐던 말 가운데 '버모네'라는 게 있었습니다.
도통 뜻을 짐작할 수 없는 저 단어가, 아이스댄싱의 떠오르는 샛별 커플, '스캇 모이어-테사 버츄'를 가리키는 말이더군요.
각각 7살과 9살 때 동네 클럽에서 만나 11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은, 한국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고양에서 열린 4대륙 대회에서 시니어 국제무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이지요. 3월 세계선수권에서도 이 어린 커플은 환상적인 연기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셸부르의 우산'에 맞춘 프리댄스는 아이스댄스에 문외한인 제 눈에도 엄청난 '포스'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선남선녀'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리고 향후 세계 아이스댄스계를 지배할 것이 유력한 18살의 테사와 20살의 스캇을 만나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