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아닌 소금 가가린 - 러시아 출장기 ④

바이코누르 우주인 박물관 ①


▼ 러시아 우주인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입니다.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농후한데 당시 우주개발이 구 소련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든 절대 독재시대와 평행선과도 같던 냉전, 그리고 이념과 체제의 우위 경쟁에서 우주개발 만큼 효과적인 과시 수단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비과학적이지만 절대적인 동력이 기술을 수십년 앞당겼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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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4,50분 떨어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안에는 좋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러시아 우주인 박물관인데 1950년대부터 시작된 구 소련 우주개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진귀한 사진들과 유물에 채연석 박사님은 흥분하신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제가 느낀 인류의 우주개발역사의 본질은 권력과 정치, 냉전과 경쟁, 그리고 '우상'이었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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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면 리모델링을 했거나.. 1층 전시벽에는 황막한 사막에 바이코누르라는 우주 기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희귀한 사진들이 많이 있는데 당시에는 건물보다 천막이 더 많았더군요. 로켓 발사에 가능한 임시 시설을 만드는데 1년 정도 밖에 안 걸렸고, 도시의 윤곽이 나타난 것은 2년 정도 걸렸다는데 얼마나 급하게 추진했는지 짐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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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소련 우주개발의 상징이 된 오래된 그림입니다. 인류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그린 것인데 종교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색채가 농후합니다.

놀랍게도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래같은 알갱이로 이뤄져있습니다. 바로 '소금'으로 만들어진 그림입니다. 첫 유인우주선 발사가 이뤄진 1961년 아랄해에 사는 한 시민이 가가린에게 선물로 보내 온 것인데 이제는 우주인 박물관에 소장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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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이고 영리해서 최초 우주인이 됐다는 유리 가가린이지만 키는 157.4센티미터였다고 합니다. 이소연 씨가 164센티미터인데 더 작습니다. 당시에는 작은 키와 몸무게가 오히려 우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이었습니다. 가가린의 초상을 담은 이 그림은 가까이서 보면 역시 놀랍게도 '쌀알'을 이용해 모자이크된 작품이었습니다. 

▼ 아래 것은 1960년대 초반 러시아 우주인들이 직접 그렸다는 발사장 그림인데요.

소유즈 로켓이 요즘 것보다 더 두꺼운 것이 아마도 가가린 등이 탔던 보스토크 호를 그린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우주인은 어떻게 됐는지.. 우주에 잘 다녀왔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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