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문'이 안 열린다?…사람 잡는 비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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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났을 때, 비상구가 잠겨 있다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죠. 실제로 많은 비상구들이 잠겨있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2일,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불이 나 39살 부모 씨 등 여성 2명이 숨졌습니다.

화재 당시 부 씨 등은 지하 2층 목욕탕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신들이 발견된 곳은 옥상으로 통하는 비상구 바로 앞이었습니다.

불길을 피해 옥상으로 탈출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옥상으로 나가는 비상구 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밖에서만 열 수 있고, 안에서는 오히려 열 수 없는 구조여서, 불이 나도 문을 열고 대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 씨 등은 굳게 잠긴 비상구를 열지 못해 연기에 질식사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원 남부소방서 화재조사 담당 : 구조대가 문을 개방했는데, 문 손잡이를 돌리니까 안 돌아가서 발로 찼습니다.]

[고모 씨/유족  : 2층 옥상 문만 잠겨있지 않았으면 제 아내나 할머니가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 않았나 그런 게 안타깝고….]

근처의 다른 상가들도 옥상으로 나가는 비상구를 대부분 잠가두고 있었습니다.

명백한 건축법 위반입니다.

[근처 상가 관리인 : 원래는 개방해 놔야 하는데, 거기 가서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고 불지르고 이러니까 잠가놓은 거예요.]

지난해 전국에서 비상구 폐쇄로 소방 당국에 적발된 곳은 586곳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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