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돈을 주고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산 어린이집 원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장 모 씨는 지난 2005년 3월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간호학원에 돈만 내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해 12월부터 바뀌는 법에 따라 원생이 100명 이상이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를 둬야 했던 장 씨로서는 인건비를 줄일 겸 본인이 직접 자격증을 따기로 했습니다.

기출문제 위주로 나오는 시험은 쉽게 통과했고, 간호학원과 병원에서 천5백 시간, 1년 넘게 받아야 하는 이론과 실습 교육은 3백 시간만 받고 자격증을 땄습니다.

2백60만 원을 내자 여섯 달 만에 모든 교육을 마친 걸로 학원이 이수증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응급상황 때 어린이들을 처치할 수 있도록 간호조무사 등을 두도록 한 것인데 장 씨는 응급처치 실습교육 한 번 받은 적이 없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그다지 아픈 아이도 없었거든요, 응급처치를 하게 병원도 가까워요 저희는]

경찰 조사 결과 이런 식으로 엉터리 증명서를 발급받은 어린이집 원장은 60명이 넘습니다.

불법으로 증명서를 발급하다 적발된 간호학원은 38곳입니다.

[엄모 씨/간호학원 원장 : 현실적으로 자기 하는 일이 있다 보니까 수업을 빠지고 실습을 좀 빠지게 되고 그렇게 된거고 아무튼 죄송하고요]

경찰은 간호조무사 자격증 발급은 지자체가, 학원 감독은 교육청이 각각 따로 맡으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