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최악의 부진…'왜'


이승엽(32)이 뛰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구단 창단 이후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

요미우리는 2일 주니치에 0-3으로 패해 개막 5연패 늪에 빠졌다.

일본 언론은 1935년 창단한 요미우리가 개막 5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30억엔' 타선으로 불리는 막강 라인업이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하고 있는 게 결정적이다.

요미우리는 다섯 경기에서 고작 10점을 얻어 게임당 평균 2득점 하는데 그쳤다.

그 사이 마운드는 29점을 헌납, 게임당 6점 가까이 줬다.

"4점을 뽑고 3점 이내로 막아 이기겠다"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구상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요미우리는 시범경기와 연습게임을 합친 19게임에서 평균 1.68점에 그쳤는데 저조한 분위기가 정규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활병동, 요미우리 '헛방' 타선

3번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는 왼쪽 무릎을, 니오카 도모히로도 왼쪽 무릎 반월판을, 이승엽은 왼손 엄지를 수술했다.

모두 지난 시즌 후 벌어진 일이다.

아베 신노스케는 시범경기에서 정강이를 다쳐 제 컨디션이 아니다.

니오카는 출장을 서두르다 오른쪽 장딴지 근육이 찢어져 1군에서 제외되기에 이르렀다.

집단 수술로 인한 타선 침체 우려가 일찍부터 제기됐는데 현실로 고스란히 입증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새로 영입한 알렉스 라미레스는 슬로 스타터인데다 이승엽 역시 빠른 볼에는 아직 감을 못 찾고 있다.

2일 현재 라미레스는 타율 0.278, 이승엽은 0.250을 때렸다.

오가사와라는 0.158로 그 중에서도 가장 처진다.

중심 타선의 득점권 타율 역시 형편없다.

이승엽이 5타수1안타를 때렸을 뿐 오가사와라 6타수1안타, 라미레스는 '0'이다.

사실 요미우리 같은 타선도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기동력이 '0'에 가까운 대포 타선.

4번 타자 출신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톱타자로 나서지만 그는 지난해 도루를 1개 밖에 못했다.

아기자기한 작전 없이 오직 방망이로만 득점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홈런이 없으면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색 없는 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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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강한 주니치, 철벽 불펜을 앞세운 한신과 달리 요미우리 마운드는 특색이 없다.

세스 그레이싱어, 우에하라 고지, 다카하시 히사노리, 우쓰미 데쓰야 등이 선발로 출격했지만 누구 하나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연패를 끊어줄 만한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방증이다.

타선이 활발하게 지원해 줄 때 퀄리티 스타트(6회 이상 3점 이내 투구)만 해도 제 몫을 다했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침체기에서는 투수 혼자 승리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요미우리에 '싸움닭'은 없다.

허약한 중간 불펜 또한 걱정거리다.

요미우리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개막 3연전을 사실상 불펜이 무너져 모조리 내줬다.

도요타 기요시-마크 크룬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가 있으나 이들 앞에서 활약할 허리진이 빈약한 게 사실이다.

◇빗발치는 팬들의 질타

극성에서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에 버금가는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 회장은 1일 요미우리가 3-4로 역전패한 뒤 "이런 바보 같은 경기를 보러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급기야 5연패를 하자 팬들은 "입장료를 돌려달라", "하라 감독이 직접 사과하라"며 분개했다.

하지만 하라 감독은 "지금 이 타선으로 나가 싸울 수밖에 없다"며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다.

4번 주포로 출전 중인 이승엽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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