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시간강사의 유서 "2년이 20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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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 40대 시간강사가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4살 한 모 씨가 10년 남짓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접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 박사 과정에 들어간 것은 지난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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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박사 학위를 딴 한 씨는 2004년 교수임용의 꿈을 안고 귀국했습니다.

그러나 2년 동안 모교를 비롯해 3군데 대학의 교수 채용 지원에서 모두 탈락했습니다.

가족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작년부터 모 대학 분교에서 시간 강사로 일했던 한씨는 지난달 말 방학을 맞아 딸과 함께 찾은 미국의 모교 근처 모텔에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에는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당하는 차별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대학측이 계약 내용을 무시하고 멋대로 강의시간을 두 배로 늘리면서도 추가 근무 수당은 주지 않으려 했고,

동료 강사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등 2년이 마치 20년 같았다고 적었습니다.

[한 모 씨 아버지 : 한숨만 나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한심해요. 손녀가 밤에 잠을 못 잡니다. 무섭다고.]

최저임금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인건비가 적게 들고, 고등교육법상 '교원'에 해당되지 않아 고용 보장 필요도 없어 대학들은 시간강사 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김동애/비정규 교수노조 관계자 : 교원 지위를 법적으로 고등교육법상에 교원으로 주고 그 다음에 하나하나 처우 문제라든지 대우 문제를 같이 한걸음 한걸음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국회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계류중이지만 아직까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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