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종합청사 두번째 화재…공무원들 '어수선'

통일부 두화재 모두 직접 피해 당해


21일 새벽 불이 난 정부 중앙청사는 1999년 7월에도 유사한 화재가 발생했다.

1999년 화재를 기억하는 고참 공무원들은 이날 또다시 중앙청사에 불이 난데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한목소리로 탄식했다.

특히 통일부 직원들은 1999년에 이어 올해에도 화재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게 되자 새정부 조직개편에 따른 부처 축소 문제까지 겹치면서 풀 죽은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앙청사에 첫 불이 난 것은 1999년 7월11일 오후 2시20분께. 당시 통일부가 입주한 4층 사무실에서 선풍기가 과열되면서 불이 나 공문서와 집기들이 불에 탔다.

당시 공무원들은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까지 소화기와 소화전 등을 통해 자체 진화를 시도했으나 청사내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탓에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해 결국 공문서와 집기 상당량이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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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 이후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정부 청사내 모든 시설에 대한 소방 일제점검을 지시했지만 점검에만 그쳤을 뿐 시설물 보완 등 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년차인 한 공무원은 "1999년 당시에는 업무시간에 불이 나 한바탕 큰 소동이 벌어졌다"면서 "오늘 화재는 새벽에 일어난 것이어서 출근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지만 막상 사무실에 도착해 불에 탄 청사의 모습을 직접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통일부가 인접한 4, 5층에서만 불이 나 통일부 직원들의 심정이 남다를 것"이라며 "특히 통일부 직원들은 정부조직 개편으로 인해 부처의 권한과 기능마저 축소된 마당에 화재 피해까지 당하게 돼 상심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앞선 화재와 달리 이번 화재에서는 공문서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화재가 난 총무.혁신팀은 정책부서가 아닌 행정지원 부서로 보관중이던 서류는 인사.회계 관련 서류이며, 중요결재 서류는 전자결재시스템 등에 보관돼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주로 청사 후문을 통해 출근하던 공무원 가운데 상당수는 화재 피해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청사 정문으로 돌아 출근했으며, 지나던 일부 시민들도 불에 탄 청사의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차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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