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날카로운 눈썰미'에 잡힌 살인 용의자

경찰, 다른 살인사건과 연관성도 조사중


시민의 날카로운 눈썰미와 과학수사 덕분에 경찰이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게 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일 식당 여주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김모(43.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40분께 남구 문현동의 한 식당에서 여주인 이모(52)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현금 46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지난달 13일 오후 6시께 동구 범일동 이 모 씨 집에 들어가 흉기로 이 씨의 딸을 위협, 현금 1만5천만 원을 빼앗고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가 검거되는데는 한 주민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다.

경찰은 살인사건 발생장소와 인접한 곳에서 식당을 하는 한 시민으로부터 "평소 돈을 내지 않고 음식을 시켜먹던 한 남자가 사건발생 다음날 손등에 미세한 혈흔같은 것이 묻어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곧바로 일정한 주거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김 씨를 찾아 나섰고 지난달 30일 문현3동사무소에서 생활비를 요구하던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다음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피살된 식당 여주인의 손톱에 남아 있던 피부조직과 성폭행 피해자에게 남아 있던 정액, 그리고 김 씨의 타액에서 채취한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12일 청송교도소를 출소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됐지만 일정한 주거없이 생활하던 김 씨는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와 지난달 20일 발생한 문현동 다방여주인 살인사건과 11월 23일 남구 우암동에서 발생한 우유배달원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3건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수사관들이 정밀감식작업을 통해 피살된 여자의 손톱에서 아주 미세한 피부조직을 발견해 국과수에 유전자분석에 의뢰한 것과 주민의 제보가 미궁에 빠질 뻔한 강력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