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급물살…압수수색 다음 수순 뭘까

'압수수색 대상' 이건희 회장 등 포함…소환 여부와 관련 주목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과 그룹 임직원들의 자택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그룹 최고위층부터 임직원에 이르는 광범위한 인물들이 지목됐다는 점은 특검팀이 검찰의 기초수사 자료 분석을 발빠르게 마치면서 향후 `수사아이템'이 될 상당량의 단서들을 건져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의 성과에 따라 '사법처리 사정권'에 들만한 의혹 대상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특검팀이 어떤 수순을 밟을지가 주목된다.

◇추가 압수수색 = 특검은 이날 이 회장을 포함한 그룹 임직원들의 집무실이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회사가 아닌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회사 내에 보관된 각종 증거들은 인멸됐을 가능성이 높고 삼성측이 중요 기밀자료를 특정 계열사에 보관했을 개연성도 낮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 내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을만한 인물들의 주거지를 우선 공략한 셈이다.

회사를 무조건 덮치기 보다는 우선 그룹 내 기밀사항을 다뤘을만한 인물들의 활동공간을 찾아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좀더 진전된 형태의 범죄 단서가 확보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룹 내 중요 인물들이 비밀에 부쳐 진행하던 의사결정 내용들에 관한 정보가 입수된다면 그동안 미뤄왔던 회사들에 대한 보다 정밀한 압수수색이 이뤄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추가 압수수색 대상으로 꼽히는 회사들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있는 본관이나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등 비자금 및 분식회계 의혹에 연루된 핵심계열사 등이다.

◇계좌추적 및 핵심 관련자 소환 예고 = 검찰에서 집중적으로 벌였던 계좌추적 작업도 특검팀이 향후 압수수색과 병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순이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떡값 살포 의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3개 의혹들은 모두 사실상 기본 속성이 금전거래라는 점에서 자금 흐름을 파악해야 실체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자금 의혹의 경우, 앞서 검찰이 차명일 개연성이 높은 계좌에 담긴 자금의 흐름을 일부 파악해 낸 만큼 특검팀은 그 전·후계좌 등을 따라가 의심스런 회계기록과 연결짓는 등 자금 조성 경위를 캐고 최종 사용처까지 추적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그룹 내 지분 이동 과정에서 위법성이 의심되는 거래가 있다면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정·관계 로비 의혹의 경우 진술이나 풍문으로 존재하는 금품수수 정황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각 자금 추적이 동원된다.

특검팀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에서 소득을 거둔다면 이르면 이번주부터 삼성그룹 내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신속히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지원팀 사장 등 그룹 수뇌부가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압수물 분석 성과 등에 따라 이들의 소환 여부가 결정되고 및 조사가 이뤄지는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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