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달라진 대교협 총회…총장들 큰 기대감


차기 정부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입시 업무를 주관하는 방안이 적극 논의되면서 4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가 새삼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대입업무를 교육부에서 대교협으로 이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다 올해에는 극히 이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총회 오찬에 참석해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약속하자 전국의 대학 총장들은 어느 때보다 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린 이화여대 LG 컨벤션홀에는 전국에서 모인 대학총장들과 대교협 관계자들을 비롯해 이들을 취재하려는 보도진들로 북새통을 이뤄 대교협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특히 올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오찬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전국 201개 회원대학 가운데 169개교 총장들이 참석해 유례없는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정기총회에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을 제14대 대교협 신임회장으로 추대했으며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와 함께 오찬을 하며 대교협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오찬 자리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정부가 대학입시 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며 "대학은 스스로 특화시키고 수준을 높여 책임을 져야 하며 정부는 도우미적 역할과 최소한의 감독기능을 맡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손병두 차기회장은 "바쁜 중에도 대교협에 오셔서 우리에게 큰 힘을 주는 격려를 해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께 정말 감사한다"며 "제가 '자율'하면 여러분은 '책임'이라고 화답해달라"고 건배제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당선인은 손병두 총장과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자리해 식사를 하며 1시간 가량 머물렀으며 이대 도예과에서 만든 도자기 선물을 받고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라고 적은 뒤 오후 1시10분께 행사장을 떠났다.

이날 대교협 차기 총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학들이 잘 협의해서 각 대학에 맞는 입시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껏 자신감을 보였다.

일선 대학 총장들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영남대 우동기 총장은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서 총장들과 대화를 한다는데 대해 정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대학들이 바라던 자율화가 이뤄진 점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박 총장은 "대학이 자율성을 획득한 만큼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것도 중요하다"며 "대학입시에 혼선이 없도록 국민과 정부에 빨리 대교협의 입시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대교협이 잘 해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회장단이 대학입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다고 약속한 만큼 잘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교육정책이 전면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시제도는 점차 보완해야 하는 것이지 한꺼번에 뒤집듯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학총장들은 오찬에 이어 오후에는 사립대와 국공립대, 신학대 등으로 나뉘어 분과회의를 열고 사립대총장협의회장 및 대교협 부회장 등을 선출한 뒤 총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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