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2'의 습격, 청계천에서 시작된다

강풀 시나리오 집필…올 중반 촬영 시작


2006년 1천302만 명을 동원한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의 속편 '괴물2'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괴물의 서식지가 이번에는 한강이 아닌, 청계천이다.

'괴물2'를 제작할 영화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얼마 전 '괴물2'의 초고가 나왔으며, 청계천을 배경으로 도시 노점상, 철거반장, 진압 경찰 등이 큰 축을 이뤄 가족애와 사회성, 시의성 등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괴물2'의 시나리오는 인터넷 만화 작가로 유명한 강풀 씨가 맡고 있다.

최 대표는 "강풀 작가가 '아파트' '바보' 등 자신의 작품이 영화화되면서 영화 시나리오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역시 강 작가의 '26년'을 청어람이 제작하기로 하면서 그와 자주 대화를 나누며 '괴물' 속편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밝히며 "아이디어를 갖고 왔는데 설정이 탁월하다는 판단이 들어 강 작가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 배경은 청계천 복원 작업이 막 이뤄지기 시작한 2003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직중 업적의 하나로 거론되는 청계천을 배경으로 해 이명박 당선인도 영화 속에서 직접 거론된다.

'대통령을 목표로 하는 우리 시장님이 청계천 복원 사업을 임기 내 이루라고 지시했다'는 서울시 공무원의 대사가 등장하며 이후 청계천 주변을 삶의 터전으로 했던 노점상들의 철거작업이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것.

공교롭게도 시나리오 초고 완성이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이뤄져 태생부터 '정치색'을 갖게 됐다.

최 대표는 "이명박 당선인의 치적 중 하나인 청계천을 새 정권 초기에 다룬다는 점에서 일견 걱정도 있지만 한강만큼 청계천이 서울의 대표적인 곳인 데다 '괴물'이 가진 사회역사성을 지켜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청계천이 최적의 배경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괴물은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등장하며 청계천에서 기생하던 괴물이 복원과정에서 인간 세계로 튀어나오게 된다. 청계천이 복원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에 당시 서울 시내를 재현하는 세트를 새로 지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훨씬 더 어려워지며 제작비도 '괴물'의 100억 원을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괴물2'는 올 상반기 배우 캐스팅 작업을 완료하고 중반 촬영을 시작해 2009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

아직 감독은 결정되지 않았다. 어느 감독이든 1천만 관객을 넘기는 큰 흥행을 한 데다 작품성도 높이 평가받은 '괴물'의 속편을 선뜻 연출하겠다고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기에 시나리오가 완성된 이후 감독 결정을 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봉준호 감독이 새 감독을 결정하는 데 함께 나서주기로 했다"고 전하며 "감독이 '이 정도 시나리오라면 연출을 맡아도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가 됐을 때 감독 선정 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시나리오를 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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