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선거를 열흘 앞둔 9일 상대적 강세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대전.충청권을 방문,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후 하락세인 지지율의 반전을 꾀하기 위한 바람몰이에 주력했다.
지난 7일에도 아산 현충사를 방문해 이명박 후보를 부정부패 세력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선완주의 결의를 다졌던 그는 이날 KTX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 중구 으능정이 유세에 이어 충북 청주 성안길 방문 후 다시 대전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대전.충청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손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이 곳의 부동층 표심이 40% 이상인 점을 들어 중원에서 기선을 잡으면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게 이 후보측의 입장이다.
그는 대전 유세에서 "창당을 통해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이 되겠다"면서 "양심적이고 정직한 자유민주주의 신봉세력을 모아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주도세력으로 커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당과 야당이 아니라 새로운 세력이 주축이 돼 이 나라의 정치판을 확 바꿀 것"이라고 외쳤다.
또 최근 거듭하는 테러 위협을 언급하면서는 "저를 쏘고 가해한다면 죽어주겠다. 이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서 제 목숨이 필요하다면 초개 같이 버릴 각오가 돼 있다"며 격정연설을 쏟아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와서 근래 없었던 한없는 감격을 느낀다. 충청은 이제 곁에 있는 위치가 아니라 이 나라 중앙 한가운데 대로에 당당히 나서게 됐다"며 "끝까지 홀로 외롭게 갈 줄 알았더니 심대평 대표와 국민중심당 여러분이 구국결단에 동참해서 저는 외롭지 않게 됐다"며 충청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정직하기보다는 거짓말하고, 우직하기 보다는 꾀를 쓰고 처세에 능하고, 법과 원칙보다는 회피해서 돌아가고 돈 잘 벌고 처세 잘하면 성공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는 이 시대를 열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함께 유세에 나선 심 대표도 "바른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다"면서 "충청인의 선택은 늘 옳았지만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뭉치고 일어나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