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7일 공식 발표된 뒤 채점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수능 답안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수험생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성적표에 원점수, 표준점수 없이 오로지 등급만 표기되는데다 가채점 성적 결과로 예측했던 등급치와 실제 등급이 다르게 나왔을 경우 수험생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이 발표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개설된 수능 게시판에는 자신의 OMR 답안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의견이 150여건 넘게 올라온 상태다.
이들은 "가채점 결과와 실제 등급이 다르니 눈으로 답안지를 한번만 확인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답안지를 보고 싶다는 요청이 쏟아진다"며 "더구나 올해부터는 성적표에 등급만 표기되기 때문에 요청이 예년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가원측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답안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해올 경우 평가원을 직접 방문하는 수험생에 한해 신청서를 작성토록 한 뒤 답안지 판독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원답안지의 경우 분량이 240만장에 달해 찾아내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 뿐 아니라 훼손 우려 등이 있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한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원답안지가 아닌 판독 자료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답안 대조가 가능하다"며 "판독자료를 확인한 결과 답안 판독에 오류가 있었던 경우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능 등급 외에 원점수와 표준점수를 공개하라는 수험생, 학부모들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교육부와 평가원 수능 담당자들은 등급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점수 공개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와 평가원측은 그러나 점수를 공개할 경우 등급제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므로 점수는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점수를 공개하고 싶어도 못한다. 컴퓨터 채점 프로그램 자체가 점수는 계산이 되지 않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며 "프로그램을 다시 짜지 않는 한 점수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