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구 방문…"박근혜는 이명박의 볼모"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3일 지방유세 첫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해 "한나라당 후보 때문에 대구시민이 사랑하는 박근혜 전 대표가 볼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이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다녀오면 힘이 난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하게 여기는 지역.

대구 지지자들은 동대구역에서부터 유세를 벌인 동성로, 서문시장에 이르기까지 곳곳마다 수백명에서 1천500여 명이 모여 환호를 지르면서 이 후보를 환영했다.

이 후보는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이란 말을 반복하면서 "대구는 마음의 고향", "대구에 올 때마다 감회에 젖고 옛정에 항상 마음이 아려왔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때보다 단호한 어조로 "얼굴만 바뀌는 정권교체는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고, 박근혜 전 대표를 '이 후보의 볼모'라고 비유해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동성로 유세에서 "한나라당이나 그 후보를 직접 욕하거나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그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대구시민 여러분의 마음이 볼모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실망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의 비전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그 후보 때문에 대구에서 사랑하는 박 전 대표가 볼모가 되고 있다"며 "진정으로 볼모를 벗어나서 이 나라를 위한 정권교체를 제대로 하기 위해 정말 제대로 결단하고 판단해야 한다. 저를 선택해서 그 볼모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에 대해 "회사 사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 대통령감은 너무나 쌔고 쌨다"며 "우리나라를 산업화와 근대화로 아시아 제일의 경제강국으로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인 출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지난달 13일 방문했다 계란세례를 받았던 대구의 '정치1번지' 서문시장을 또다시 찾았다.

그는 "계란 마사지를 받아서 얼굴이 더 이뻐졌죠"라고 연설을 시작한 뒤 "왜 정권교체를 바라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이 지도자를 못믿고 계속 의혹을 품는다면 이 나라를 새롭게 열어갈 희망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합의를 거론한 뒤 "물줄기가 점점 커져 강물이 되고 바다에 흐르듯이 이제 국민을 향한 보수대연합, 자유세력 대연합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대구시민의 애정이 있다면 역사상 처음 보는 경천동지할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이제 완전히 다른 이회창으로 여러분 앞에 다시 섰다"며 "무소속이 아닌 국민소속의 후보로서, 지난 대선과 다른 국민의 뜨거운 애정이 있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대구 방문에는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곽성문 의원이 동행했다.

곽 의원은 찬조연설에서 "한나라당이 뽑은 대통령 후보가 워낙 개떡같은 사람이라 그 후보는 안된다는 이유로 탈당했다"며 "수많은 의혹이 쏟아지면 무조건 잡아떼다가 사실을 드러나면 미안하다 하고 다른 거짓말로 덮고 한다. 이런 사람을 믿을 수 있느냐. 이번 주 안에 이명박 후보가 꼬꾸라지는 꼴을 여러분 두 눈으로 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곽 의원은 또 "제가 탈당하겠다고 말씀 드린 날, 박 전 대표는 `저도 곽 의원과 생각이 똑같다. 며칠만 더 기다리세요'라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박 전 대표가 마지못해 이명박 후보를 돕고 있지만 조만간 이회창 후보와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본다. 이 후보 밑에서 박 전 대표가 기회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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