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송환 임박, 너무도 느긋한 LA총영사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을 규명할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한국 송환이 임박했으나 정작 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은 거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은 채 느긋한 모습이다.

12일 현재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씨는 늦어도 17일(한국시간)까지는 한국 땅을 밟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LA총영사관은 김씨 송환을 돕기 위해 연방 마셜(보안국)과의 연락 및 송환팀의 호송 지원 등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담당해야 마땅하지만 이제껏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러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

연방 마셜로부터 신병을 인수인계할 때 최소한 현장에 입회해야 할 경찰 주재관인 김종량 경무관은 "일반적인 범죄인 인도 절차를 감안, 법무부가 외교통상부를 통해 협조 공문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송환팀이 국무부 등 관계 기관과 직접 접촉해 일을 처리하겠다고 결정하고 일을 진행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체포된 범죄인의 한국 인도 과정에서는 경찰 주재관이 국제공항 카운터에서 연방 마셜과 한국 호송팀의 신병 인수 인계 때 입회했었다.

총영사관에는 '베테랑스 데이'로 공휴일인 12일 하루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았으며 고위 관계자들은 김씨 신병 처리 문제의 진행 상황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대선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김 씨의 신병에 관심을 갖고 대처할 경우 단순한 행정 지원이라 할 지라도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어 무관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가 비록 미국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병 처리문제에 대해 관할 지역 총영사관이 최소한의 진행 상황을 점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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