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또 폭력 사태로 몸살


2006 독일월드컵축구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 축구계가 또 폭력 사태의 망령에 휩싸였다.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원정 응원길에 오른 축구 팬들끼리 폭력 사태를 빚어 난투극을 진압하던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청년 한 명이 숨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날 사건은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와 유벤투스 서포터스 간의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됐다.

싸움이 크게 번지자 경찰이 공중에 총탄을 발사하면서 저지했다.

난투 극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로마에서 온 DJ 가브리엘레 산드리(26)가 숨졌다.

라치오 팬인 산드리는 인터밀란과 경기를 응원하러 가다 유벤투스 팬들과 만나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기장 주변에선 일요일 저녁 폭력 사태가 잇따랐다.

로마에서는 흥분한 축구 팬 200여명이 올림피코 경기장 인근 경찰지서를 습격해 난동을 피웠고 AC밀란과 아탈란타의 경기가 열린 베르가모에서도 팬들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뚫고 기물을 부수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사태가 심상찮게 전개되자 세리에A는 이날 저녁 예정돼 있던 AS로마-칼리아리전 등 세 경기를 취소 또는 연기했다.

예정보다 다소 늦게 킥오프한 다른 경기장에서도 선수들이 검은 완장을 차고 뛰어 폭력 사태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월 시칠리 섬에서 열린 카타니아-팔레르모전에서 관중 난동을 진압하던 경찰관 한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말 경기가 전면 취소되고 일부 경기장에선 무관중 경기를 치르도록 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겪은 적이 있 다.

당시엔 이탈리아 정부와 축구계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연합(EU)까지 나서 그라운드 폭력 근절책을 내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이런 사태가 재발하면서 세리에A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7월 독일월드컵 우승 직후 세리에A 명문 네 개 구단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려 무더기 징계를 받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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