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서장대, 지난해 방화로 소실됐다가 1년만에 복원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무속신앙 때문에 언제 불이 날 지 모르는 아찔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기동취재,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해 불에 탔던 수원 화성의 서장대는 1년 가까이 지나서야 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서장대 바로 옆에서 다시 아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장대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팔달산의 한 공터입니다.
불켜진 초 수십 개가 놓여있습니다.
무속인과 일부 시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촛불을 켠 채 기도를 합니다.
의식을 마친 뒤에도 촛불은 그대로 놔두고 갑니다.
이런 촛불들이 일년 내내 켜져 있습니다.
[무속인 : 촛불을 안 켜면 신이 안와요. 인간이 무슨 힘이있어요, 어른(신)들이 힘이 있지. 촛불 켜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거에요.]
촛불이 켜져 있는 곳과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이 곳에는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것처럼 바짝 마른 나뭇가지들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제를 지낸 뒤 남기고 가는 음식을 보고 노숙자들까지 몰려들고 있어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기/수원시민 :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서 바람에 날려서 불이 날 수도 있고, 또 아이들이 놀다가 불이 날 수도 있고.]
그런데도 무속인들은 바위 안쪽 패인 곳이나 알루미늄 상자 안에 초를 켜두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무속인 : 여기는 허용이 돼 있잖아요, 시에서...징만 안치면 돼요, 여기는.]
수원화성과 팔달산은 취사는 물론 쓰레기 투기도 금지돼 있습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달리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말뿐입니다.
[화성사업소 관계자 : 자기들(무속인)이 관리를 하겠다... 그거 하나 가지고 콘크리트 쳐서 없애는 건 너무 야박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부족한 시민 의식과 허술한 관리 때문에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화재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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