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번에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 중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51년 전 여중생이 그린 그림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허윤석 기자가 위조 과정을 추적해 보았습니다.
<기자>
위작으로 판명된 고 이중섭 화백의 작품입니다.
각기 다른 진품 두 점에 나오는 인물과 새가 한 장에 합쳐져 그려졌습니다.
이런 베끼기와 합쳐 넣기의 수법으로 위작들이 대량생산됐습니다.
역시 위작으로 밝혀진 고 박수근 화백의 풍경 그림입니다.
이상하게도 작품 윗쪽에 구멍 4개가 뚫려 있습니다.
옛날 스케치 북에서 뜯어냈다는 증거입니다.
또 그림 뒷면에 태안중학교 2학년 학생의 이름이 연필로 적혀 있습니다.
올해 66살인 이래란 할머니는 자신이 태안중학에 다니던 1956년에 직접 그린 그림이고, 서명도 자기 글씨체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래란 할머니 : 글씨보면 제 글씨인지 알아요. (아, 이게요? 본인 글씨가 맞습니까?) 예.]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라는 또 다른 그림 20여점도 자기가 그린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이것은 누가 그린거라 생각하세요?) 막내 남동생 이래중, 걔가 다섯 번째 맨위가 아홉 번째 내 뒤가 열 번째.]
취재진은 이 할머니가 중학생때 사용한 또 다른 스케치 북을 서울의 한 골동품 수집상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그림들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위작으로 둔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찰이 가짜 그림이라고 판명한 가장 큰 이유는 물감때문입니다.
작품에 사용된 물감을 분석한 결과, 반짝임이 있는 '펄' 물감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펄' 물감은 지난 1980년대 해외에서 처음 개발됐고, 이중섭.
박수근 화백이 살아 있을 당시엔 구할 수 없었던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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