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선후보 만들기' 일등공신은 누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를 낚을 수 있었던 데는 음양으로 그를 도운 '정동영 사람들'의 힘이 컸다.

'정동영의 사람들'은 크게 현역 의원과 외부 영입 케이스, 정책자문 및 참모 그룹, 지지조직인 '정통들'과 국민참여운동본부, 전주고 인맥 주축의 정동포럼 등 외곽 지원부대 등으로 나뉜다.

◇현역 의원 그룹 = 선대위 최고고문인 4선 관록의 이용희 국회 부의장의 '공'이 컸다는 데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7

6세의 고령으로 캠프내 최연장자인 그는 고비마다 '좌장' 역할을 맡아 캠프의 중심을 잡아줬다는 평가다.

그는 선대위 회의 때마다 "어차피 함께 가야할 사람들인 데 네거티브는 안된다"며 포용의 자세를 주문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가 당헌까지 바꿔가면서 여론조사를 반영키로 한 것을 두고 캠프가 격앙된 분위기로 술렁였을 때도 정 후보를 설득, 수용 결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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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경선 당시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에서 '몰표'가 나오면서 경쟁후보 진영에 조직·동원선거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노구를 이끌고 득표율 제고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점은 후배 의원들의 귀감이 됐다.

정 후보의 '싱크탱크' 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이기도 한 박명광 의원은 '콘트롤타워' 격인 총괄본부장을 맡아 이강래 문학진 의원과 외부에서 영입된 윤흥렬 전 스포츠서울 사장, 조성준 전 노사정위원장 등과 함께 '5인 공동선대본부장 체제'를 꾸려왔다.

박 의원은 정 후보보다 8살이나 '손위'이지만 정 후보의 당 의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이강래 의원은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 특보, 2002년 노무현 후보 기획특보를 맡았던 선거기획통 답게 경선과정에서 전략 수립에 공을 세웠다.

김근태계로 분류됐던 문학진 의원은 캠프의 외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략기획위원장 겸 TV토론대책위원장인 민병두 의원, MBC 시절부터 선·후배 사이로 오랜 인연을 맺어온 박영선 의원, 98년 정 후보의 국민회의 대변인 시절 부대변인으로 인연을 맺은 공동대변인 김현미 의원, 홍보기획본부장 겸 국민경선위원장 등을 맡아 룰미팅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386 인사 정청래 의원 등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참패 후 정 후보가 어려웠을 때도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

노웅래 의원도 공동대변인인 김현미 의원과 호흡을 맞춰가며 상호비방이 난무했던 살벌한 격전의 최전방에서 저격수와 수비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전주고 선배인 최규식 의원은 상황본부장을 맡아 경선 와중 최대 악재로 돌출했던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의 경찰수사 등을 수습했고 김낙순 의원도 조직력이 힘을 발휘한 이번 경선에서 조직위원장으로 전국 조직을 총괄했다.

정책총괄위원장인 양형일 의원은 본선에 대비, 분야별 정책 점검을 해왔다.

◇외부 영입 케이스 =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사돈이기도 한 윤흥렬 전략기획 본부장은 지난 8월 캠프에 합류할 때부터 캠프측이 "동교동계의 대어를 낚았다"며 기대를 모은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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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때 DJ 외곽 지원그룹이었던 '밝은 세상' 팀을 이끈 선거 및 여론조사 전문가로, 8월 캠프 합류 후에는 개성공단을 만든 추진력을 강조한 '개성 동영'을 브랜드화하는 데 기여했다. 보이지 않게 동교동계와의 가교역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15,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성준 공동선대본부장은 불교계의 폭넓은 인맥과 노사정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계와 직능단체를 전담했다.

전남 장성 백양사 주지인 지선 스님은 정 후보가 힘들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은 '자문역'으로 꼽힌다. 캠프내 상임고문이란 '명예직'을 맡기도 했다.

정 후보는 5월 탈당에 앞서 백양사에서 정국 구상을 하는 등 정치적 고비마다 백양사를 찾았고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지선 스님과 상의했다는 후문이다.

◇지지조직과 정책.참모그룹 = 노사모 핵심 출신으로 정 후보의 주요 지지조직인 정통들과 국민참여운동본부(국본)을 이끌어온 이상호 국본 집행위원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다.

캠프내에서 조차 1등을 장담하지 못한 부산·경남 경선에서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이 집행위원장의 '전투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들과 국본, 평화경제포럼, 그리고 전주고 동문이 주축을 이룬 '정동포럼' 등 주요 조직은 막강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정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인프라가 됐다.

정동포럼은 이종인 전 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의 박종문 전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가 각각 회장,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정책 파트는 정 후보의 대학동기로 오랜 친구 사이인 권만학 경희대 교수가 싱크탱크격인 나라비전연구소장 겸 정책위위원장으로서 진두지휘했고 평화경제특별위원장인 류근관 서울대 교수는 정 후보의 평화경제론의 틀을 잡는데 도움을 줬다.

참모 그룹으로는 정기남 공보실장, 동아일보 출신의 양기대 특보, 한국일보 출신의 이평수 수행실장, 중앙일보 출신의 김현종 메시지 특보, 이재경 전략기획실장 등이 팀플레이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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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 4기 의장을 지낸 386 출신 송갑석 청년위원장은 모바일 부문 등을 맡아 젊은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조직쪽에 잔뼈가 굵은 황세곤 특보는 정무 파트를 담당했다.

한편 '그림자 내조'를 해 온 부인 민혜경 씨도 '숨은 공신'이다.

민 씨는 남편 못지 않게 전국 곳곳을 소리소문 없이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가 피곤할 때마다 목이 잘 붓는 체질이어서 버섯 달인 물을 마련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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