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해적에 납치돼 150일 넘게 억류돼 있는 마부노호 한국인 선원들에 대한 석방 운동이 각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피랍선원 가족들이 15일 국회를 찾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낮 국회 의원식당에서 안경률, 이성권, 김희정, 김정훈, 유기준 의원 등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피랍사태가 조기 해결될 수 있도록 국회가 협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간담회에서 가족들은 최근 마무리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에 언급, "당시 국가정보원장까지 현지에 나가 사태를 해결했는데 도대체 마부노호를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비판한 뒤 "아프가니스탄에서 했던 정도만 노력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들은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사람들은 선교 목적이었으나 소말리아 피랍선원들은 생계를 위해 나갔던 사람들"이라며 "더이상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참을 수 없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부산 의원들은 간담회 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한덕수 국무총리와 윤대희 국무조정실장을 차례로 면담, 피랍선원 가족들의 항의를 전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피랍선원들이 배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가족들이 통화한 결과 육지로 내려온 상태이고 식료품과 의료품 보급이 되지 않아 말라리아 등 병에 걸린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차라리 죽여달라는 선원까지 속출하고 있다"는 가족들과의 간담회 내용을 전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정부가 이번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죄송스럽다"면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참석한 이성권 의원은 "한 총리가 억류선원들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석방 노력은 물론 최소한 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