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격렬한 논쟁과 대립을 겪으며 후보를 선출했고, 대통합신당은 후보선출을 위한 다툼이 한창입니다.
시끄러워 보이지만 이 자체가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경선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비전과 정책을 보면서 다음 대통령에 대하여 몇 가지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먼저 다음 대통령은 우리 사회를 무한경쟁과 효율만능의 '정글'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한국이라는 배가 순항하도록 키를 잡아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합당한 보호조치를 실행해야 합니다.
둘째, 남북한 간의 평화공존관계를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대북억지력을 유지하면서도, 냉전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청산하며 북한을 통 크게 끌어안을 수 있는 그러한 지도자 말입니다.
남한이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과를 차근차근 북한과 공유하며, 공생공영을 모색하는 비전을 가진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셋째, 민주화 이후 안착되고 있는 '법과 원칙에 따른 지배'를 심화,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측근, 인맥, 연줄, 로비 등의 말이 들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지도자 말입니다.
그리고 정책을 실현하는데 있어 항상 자신과 측근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지도자, 반대자의 지적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라면 '금상첨화'겠지요.
우리가 종종 대통령의 자질을 술자리 안주거리로 삼고 있지만, 우리가 비판하는 대통령의 문제점은 다름 아닌 우리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주권자는 자신의 수준만큼의 대통령을 갖게 되는 법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이나 후보에 대한 욕을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우리 자신의 의식과 언행도 돌이켜 봤으면 합니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