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데 공급경쟁만…위기의 반도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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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면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이런 초강수까지 나왔을까요? 반도체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인 것 같은데요.

김용욱 기자가 세계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기자>

메모리분야의 주력 제품인 512메가 DDR 2 디램의 평균 현물가는 현재 1.45달러 수준입니다.

지난 5월에 연중 최저가인 1.7달러를 기록한 뒤 한때 2.4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다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이 이렇게 급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급 과잉 때문입니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대만업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늘린데다, 첨단공정이 도입되면서 생산효율이 40% 이상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수요측면에서는 기대했던 윈도우 비스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을 끌어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은 2/4분기에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영업이익은 5년 반만에 최악으로 떨어졌고, 하이닉스는 간신히 적자를 면했습니다.

대만 업체들도 대부분 적자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반도체 업계는 공급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보고 돌진하는 이른바 '치킨게임' 양상입니다.

[정동영/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후발업체들도 가격 하락기에도 조금만 더 버티면 이제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계속 공급을 늘려 왔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도 올해 전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했던 6%의 절반 수준인 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우리 경제에 가져오는 부담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한해 수출액의 17%를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당장 반도체 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축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를 딛고 우리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로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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