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설움…무국적 까레이스키 2∼3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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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SBS가 연해주 지역 한인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마련한 연속기획보도, 오늘(26일)은 국적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 강제이주 고려인 까레이스키 2~3세들의 고단한 삶을
돌아봤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강제이주 까레이스키 2세 오 게오르기 씨.

오 씨는 구 소련이 붕괴된 직후인 93년 일가족 4명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건너갔습니다.

그곳서 생활하길 10년.

그 사이 오 씨는 구 소련 국적을 러시아 국적으로 갱신해야 했는데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그러질 못했습니다.

2002년 국적 취득을 위해 연해주로 넘어왔지만, 국적 취득은 커녕 무거운 벌금때문에 가족들마저 뿔뿔히 흩어져야 했습니다.

[오 게오르기(58)/강제이주 고려인 2세 : 소련 붕괴가 우리의 잘못은 아니잖습니까?

취직이나 일자리를 구할 수 없습니다.]

[예 라이사(56)/강제이주 고려인 2세 : (아파서 앰뷸런스를 불렀는데) 국적이 없다고
많은 돈을 요구했습니다. 눈물 나도록 심한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연해주 지역에 살고 있는 무국적 한인들은 경제 여건이 어려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아 넘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 2002년 공식 인구 조사 때 파악된 연해주 거주 까레이스키는 만 7800여 명.

벌금이 두려워 숨어 살고있는 무국적 까레이스키 숫자만도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러시아, 한국 정부 모두 나몰라라하고 있습니다.

[강 니콜라이/동북아평화기금 사무처장 : 연해주만이라도 정확한 고려인 인구 조사를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국적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원인,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통계를 만들고 국가에다 제기를 하는.]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무국적 멍에를 뒤짚어 쓴 강제이주 까레이스키 2~3세들.

이들은 나라 없는 설움을 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랑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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