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실장, 신정아 가짜학위 정말 몰랐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 씨의 부탁에 따라 각종 외압을 행사했다는 '공모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학력위조를 정말 몰랐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은 26일까지도 "언제 학력위조를 알았는지가 매우 중요한 사실이긴 하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변 전 실장은 최근까지도 "신 씨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진짜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진술했다.

맹목으로도 보이는 변 전 실장의 이 같은 진술은 진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향후 법률적 쟁점이 될 사안을 일단 무조건 부인해보자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변 전 실장은 학력위조 사실을 알고도 신 씨를 2005년 동국대 홍기삼 전 총장에게 추천했다면 업무방해 혐의의 공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학력위조를 알면서 신 씨가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대기업들이 후원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면 부적격자를 비호했다는 점에서 혐의의 질이 심각하게 나빠질 수도 있는 처지다.

하지만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가짜학위를 진짜 몰랐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변 전 실장이 학력위조 사실을 모르고 동국대에 신 씨를 소개했거나 기업체에 후원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고 수사 결과에 따라 도덕적 비난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간에서는 예일대 출신의 엘리트이자 신 씨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던 변 전 실장이 있지도 않은 예일대 원격코스를 밟아 박사학위를 땄다는 신 씨의 주장을 믿었을 리 없다는 상식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이르면 27일 변 전 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신병이 확보되면 사실관계를 본격적으로 캐물을 방침인 만큼 검찰이 향후 수사에서 변 전 실장이 신 씨의 가짜학위를 정말 몰랐는지, 알았다면 언제 알게 됐는지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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