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제(24일)도 보도해 드렸습니다만,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에 잠기고 있는 투발루는, 전쟁이나 내란이 아니라 환경재앙으로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환경난민이 되어 하나 둘 조국을 떠나고 있는 투발루 사람들들 윤춘호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투발루의 수도인 푸나푸티에서 배로 40분쯤 가면 푸나팔라라고 하는 섬이 나옵니다.
여의도 만한 크기의 이 섬에는 여섯 가구, 12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20여 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섬의 중앙까지 바닷물이 들어오고 농작물 재배가 불가능해지자 주민들이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오후가 되면 바닷물이 이렇게 섬 한가운데까지 들어와서 이 섬은 바다로 변해버립니다.
이 섬처럼 주민들이 사실상 버리고 간 섬이 투발루에만 30개가 넘습니다.
[킬리시 살라노/푸나팔라섬 주민 : 어떤 사람들은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고 어떤 사람은 좀 더 큰 섬으로 떠났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섬을 돌면서 위성 전화기를 보급하고 응급 처치 요령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타타와/투발루 적십자사 재난담당 책임자 : 우리가 이섬에 위성전화를 지원하는 것은 이 섬이 자연재해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활동은 섬 주민을 사실상 환경난민으로 보는 구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로즈메리/국제적십자사 홍보책임자 : 기후 변화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지원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투발루 정부는 최후 수단으로 이민 정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매년 투발루인 75명을 뉴질랜드로 이주시키는 협정을 맺고 있는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집니다.
[마타키나/투발루 외교부 국장 : 뉴질랜드가 로또 추첨 방식으로 이민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운이 좋은 사람만 갈수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투발루를 떠난 주민은 2천여 명.
투발루인 5명 중에 한 명이 고국을 떠나간 셈입니다.
이민자 대부분은 투발루 국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은 난민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초로 투발루가 환경재앙국가로, 투발루 국민은 환경난민으로 지정될 날이 멀지 않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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