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나

'화려한 휴가' '디 워' 흥행가도 순항


한국영화 부흥의 기대를 어깨에 짊어졌던 두 편의 블록버스터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개봉 초반 흥행가도를 순항하고 있어 한국영화계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 제작 기획시대)는 지난달 25일 부분 개봉을 시작으로 관객에게 선을 보인 후 1일 개봉 8일 만에 전국 관객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개봉 주 평일 평균 23만 명이 들었는데 이번 주에는 25만 명씩 들고 있다"면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이 점점 늘어나 개봉 2주차에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한다"고 밝혔다.

개봉 전 심형래 감독의 학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디 워'는 이 사건으로 오히려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 1일 개봉 첫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42만 명의 관객이 들어 한국영화로는 '괴물' 이후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이 추세라면 개봉 첫 주 200만 명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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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는 정치인들의 관람이 잇따르고 여론 주도층들이 관람을 권하는 데다 청소년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학교 교사, 학원 강사 등이 자발적으로 단체 관람을 주도하고 있는 등 '역사 바로 보기'의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디 워'는 한국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뛰어난 특수효과를 자랑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스토리의 구멍을 상쇄하고 있다. 30~40대 남성 관객이 가족을 위해 예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흥행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앞으로 개봉할 영화도 기대감을 품게 한다. 1일 전국 2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공포영화 '기담'도 개봉 첫날 스크린 수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인 6만5천 명을 기록했다. '기담'은 애초 상업성에서는 불안함을 안겨줬지만 공포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뛰어난 미장센 등 영화어법으로 관객에게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제작사인 도로시는 "관객의 호평이 이어져 스크린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9일 개봉을 앞둔 김명민 주연의 스릴러 '리턴'은 강한 상업적 색채로 승부를 걸 예정.

15일 개봉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파격적인 소재와 짜임새 있는 드라마, 배우들의 호연으로 흥행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엄정화, 박용우, 한채영, 이동건 주연의 이 작품은 부부의 교차 사랑을 그려 스와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그러나 노처녀들의 일상과 사랑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싱글즈'를 연상시키는 탄탄한 구성으로 한채영의 노출 여부에 모아진 관심을 넘어서 작품 자체로 승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또한 같은 날 고정 관객층을 갖고 있는 임창정과 드라마 '쩐의 전쟁'으로 주가가 상승한 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이 개봉한다.

이어 염정아·탁재훈 주연의 '내 생애 최악의 남자', 예지원 주연의 '죽어도 해피엔딩', 다니엘 헤니 주연의 '마이 파더', 백윤식 주연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이 줄줄이 개봉한다.

그 후 곧바로 추석 시즌에 돌입해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을 비롯해 나문희 주연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두사부일체' 시리즈를 잇는 '상사부일체' 등이 개봉할 예정.

5~7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공습으로 올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이 최근 6년간 가장 저조한 41.7%를 기록하는 등 침체의 늪에서 허덕여온 한국영화계로서는 8월 대반격과 뒤이은 파상공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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