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낙동강 하구 수생식물 군락지 '황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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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무성했던 수생식물 군락지가 최근 급속히 황폐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지대교 건설공사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김성기 기자입니다.

<기자>

을숙도 남단에 있는 수생식물 군락지입니다.

고니와 오리류 등 겨울 철새들의 주요한 먹잇감이 되는 세모고랭이가 서식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올 겨울에도 을숙도로 철새들이 날아와 지낼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푸른 빛을 띄며 무릎 높이까지 빽빽하게 자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듬성듬성 모습을 드러낼 뿐 세모고랭이가 종적을 감췄습니다.

군락지 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1/4가량 사라졌고, 밀도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김경철/습지와 새들의 친구 : 여기와 같이 군락지가 축소되고 밀도가 낮아지게 되면은 이곳을 찾는 많은 철새원의 먹이들이 사라진다고 봐야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은 철새가 먹이를 섭취할 수가 없고 또 빨리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낙동강 하구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을숙도 남단으로부터 2km 떨어진 명금머리라는 섬입니다.

이 곳 역시 수생생물 군락지의 황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잎 끝이 누렇게 마른 세모고랭이 몇 포기 만이 이 곳이 군락지였음을 말해줍니다.

각종 오염원이 퇴적된 갯벌에는 썩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세모고랭이가 있던 자리는 빠른 속도로 갈대밭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황석용/낙동강 하구 어민 : 세모풀이 건강하지 못하고 옛날처럼 번식 못하고...]

 환경단체들은 이같은 원인으로 명지대교 건설공사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교각 공사에서 발생하는 퇴적물질이 갯벌을 덮으면서, 생태계가 파괴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경철/습지와 새들의 친구 : 현재 이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사는 명지대교 공사 하나뿐입니다. 따라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명지대교 공사가 일정 부분은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고 저희들은 가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공사 측은 환경영향평가 이행 사항인 오탁 방지막조차 설치하지 않은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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