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선 온몸의 체액 끓어 증발"

우주인 후보 고산 씨, 훈련일기서 소개…우주선에선 이산화탄소 제거가 중요


"(무방비 상태로) 우주 공간에 나가면 온몸의 체액이 끓어서 증발해버린다"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우주인 후보 고산(30)씨가 훈련일기를 통해 이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전해왔다.

18일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훈련일기에서 고 씨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우주인 또는 우주선 설계 기술자라면 이 질문에 "하루 600ℓ의 산소와 2.5ℓ의 물, 3천㎉의 식량, 300㎜Hg 이상의 기압,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장치"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생명 유지에 물과 산소, 식량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일정 크기의 기압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이라며 그 이유를 들려줬다.

기압이 0에 가까운 우주공간에서는 사람의 체온에서도 액체가 끓게 되는 만큼 사람이 우주에 나가는 즉시 온몸의 체액이 끓어 증발해버린다는 것. 압력이 낮은 산 위에서 밥을 하면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끊어버리기 때문에 밥이 잘 안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우주선 내부의 화재 등 위급상황에서 우주선 내부의 공기를 모두 빼 버린다고 해도 최후의 보루인 우주복의 내부는 항상 300㎜Hg 이상의 압력을 유지시켜줘야 한다고 고씨는 설명했다.

우주인의 생명유지에 산소공급보다 이산화탄소 제거가 더 시급한 문제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고 씨에 따르면 우주선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우주인 3명이 내부의 공기에 포함된 산소로 3시간 가량 버틸 수 있지만 그 전에 1시간 30분이 지나면 우주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에 중독되고 만다는 것.

고 씨는 이 같은 흥미로운 우주과학 이야기와 함께 본격적인 우주 훈련이 진행되고 있음을 전해왔다.

최근 소유즈 우주선에서 머무는 동안 생명유지 시스템 작동법,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법 등에 관해 이론수업을 받았으며, 이론수업 후엔 실제로 우주복을 입고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발사 순간부터 지구에 착륙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한 실습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시절 파미르 고원 '무즈타크 아타' 등반 경험과 우주에 대한 도전을 비교하면서 "꿈꾸지 않는 사람은 반 정도만 살아있는 것인 만큼 우주인 사업 후에도 언제나 꿈꾸는 삶을 살고 싶다"며 글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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