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실좋은 부부, 가족여행간다고 기뻐했는데"


"그만큼 금실 좋은 부부도 없었어요. 연년생 자녀들과 함께 앙코르와트를 보러간다며 들뜬 모습이 눈에 선한데..."

25일 캄보디아 전세기 추락사고로 일가족 4명이 실종된 이충원(47)씨의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 아파트에는 이웃 주민들과 이씨 자녀 친구들이 황급히 방문, "이씨 가족이 변을 당한 것이 맞냐"고 취재진들게 보도의 진위를 되물으며 당혹해 했다.

이씨의 집 현관문은 굳게 잠긴 채 오늘 아침 배달된 신문과 우유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이씨, 부인 황미혜(42)씨 부부와 광림교회 동백성전에 같이 다니는 이씨집 아랫층 주민은 "아저씨가 사업을 하셔서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사이가 참 좋았어요. 신앙심도 깊었던 분들이었는데 이국에서 그같은 변을 당하다니.."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 주민은 또 "이씨부부의 두 자녀(정민:16.여, 준기:15)가 충북 음성에서 기독교계 대안학교(글로벌비전 크리스천 스쿨)에 다녔는데 1주일 전 방학을 해 온 가족이 함께 앙코르와트를 보러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난 주말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이씨 부부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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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에 사는 주민은 "황씨가 '아이들을 충북 음성의 대안학교에 보내고 남편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하더라. 가족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참 다정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씨 집을 찾은 정민양의 친구 강태현(16)군은 "수업 중 뉴스를 보고 정민이 이름이 나와 '설마'하는 생각에 찾아왔는데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상심했다.

강군은 "소현중학교를 1학년때부터 함께 다니다가 정민이가 중3때 전학을 간 뒤 싸이월드를 통해 새로 사귄 친구이야기나 공부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었다"며 "항상 쾌활하고 발랄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강군 등 정민양의 친구 6명은 정민양의 집 초인종을 한참 동안 누르다 현관 앞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도시가스 관련 자영업을 하는 이씨는 부인 황씨, 두 자녀와 함께 지난 23일 6일간의 일정으로 캄보디아 관광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용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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