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네, 이렇게 비자금까지 조성해서 판촉경쟁을 하고 있는 양주업체들. 문제는 그 돈이 모두 소비자들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3만 원이 조금 넘는 양주를 30만 원대에 마시고 있는 소비자들 그야말로 봉이었습니다.
이어서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양주를 파는 유흥업소들은 주류 수입업체로부터 판촉비 명목의 금품을 받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습니다.
[유흥업소 종업원 : (업체가) 가게 인테리어 지원을 많이 해 줘요. 10팀 중에 8팀은 저희가 (그 업체의)술을 권하면 마시거든요, 그 술을.]
[유흥업소 영업 담당 : 동남아 쪽으로 골프여행을 한번 시켜주고 그러면서 술을 홍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체들은 이런 관례가 양주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부터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수입양주 시장은 경기 불황에다 2003년 접대비 실명제까지 실시되면서 침체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 2-3년간 법인카드 사용이라든지 규제를 많이 했잖아요.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졌죠, 옛날보다.]
양주판매 업체는 대형 도매업소와 거래하기 위해서 무자료 거래등을 통해 검은 돈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 도매상 쪽에 뭔가 플러스(이익)를 만들어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돈을 정상적으로 뽑질 못하니까...]
이렇게 지출한 광고, 판촉비는 제품 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여기에 유흥업소가 과다한 마진을 붙이면서 술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릅니다.
수입원가가 2만 원 정도인 한 17년산 양주의 경우 각종 세금과 업체 마진이 붙으면서 3만2천 원에 출고됩니다.
하지만 고급 유흥업소에서 마신다면 무려 출고가의 10배나 되는 30만 원 정도의 돈을 줘야 합니다.
업체들은 또 일반 소매점에서는 살 수 없는 유흥업소 전용 양주까지 공급하면서 '고가 판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비싼 돈을 주고 양주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