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FTA(자유무역협정)는 이르면 5월부터 발효될 전망이다.
한·아세안 FTA 상품부문 비준 동의안은 최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은 전체 상품의 80% 이상에 대한 관세를 오는 2009년까지 단계별로 철폐하게 된다.
한국과 아세안은 작년 5월 필리핀 보라카이 섬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각료회의에 서 FTA 기본 협정에 조인했다.
협정안에 따르면 10개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소위 '아세안 선진국'은 늦어도 올 7월부터,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나머지 4개국은 차후에 협정을 발효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아세안 선진국'에 속한 태국은 최종 서명 과정에서 불참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은 쌀은 협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아세안 FTA가 본격 발효되면 그 동안 아세안 시장에서 중국 및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한·아세안 FTA 체결로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품목은 기계, 철강, 가전 등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관세 인하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포괄적인 교역 자유화 조치를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되는 보이지 않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아세안은 아직 타결이 되지 않은 서비스,투자분야 협정에 대해서는 11월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아세안 회원국인 싱가포르의 FTA가 발효된 지 1년 만에 양국의 교역액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FTA가 발효된 작년 한 해 양국의 교역액은 310억 싱가포르 달러(미화 200억 달러)로 2005년도에 비해 10%가 늘어났다.
싱가포르는 중국, 미국, 일본, 홍콩, 대만, 독일에 이어 한국의 7대 수출 시장이다.
투자 부문에서는 작년 한 해 한국에 대한 싱가포르의 투자액이 7억9천만 싱가포르 달러(미화 5억2천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무려 34%가 증가했다.
한국·싱가포르는 7차례의 회담을 거쳐 2005년 8월에 FTA를 체결했으며, 2006년 3월부터 협정이 발효됐다.
이밖에 아세안과 일본은 작년 말 열린 아세안 경제장관회담에서 FTA 협상의 핵심 내용인 관세 철폐에 기본적인 합의를 이뤄, 예정대로 올 상반기에 FTA 체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세안은 중국과 전면적인 FTA 체결을 앞두고 지난 1월 '중·아세안 자유무역지 대서비스 무역협정'에 서명했으며, 미국과는 작년 8월에 FTA 전단계인 교역과 투자 활성화 협정을 체결했다.
아세안과 유럽연합(EU)은 지난 16일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양 블록 간 FTA 체결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아세안 회원국의 경제 발전 단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방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