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추락한 KF-16 전투기의 사고 원인과 똑같은 정비 불량이 다른 KF-16 전투기에서 또 발견됐습니다. 한 대가 아닌 여러 대의 전투기가 추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KF-16 전투기 60여 대, 공군이 결국 비행중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강 기자입니다.
<기자>
공군은 지난 5일 지난달 추락한 KF-16 전투기의 사고 원인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있는 핵심 엔진 부품을 바꾸지 않고 바꿨다고 허위로 기록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사례가 또 적발됐습니다.
추락 사고 이후 공군이 임의로 KF-16 엔진터빈 다섯 개를 골라 조사한 결과, 한 개에서 역시 날개 지지대를 교체하지 않고 바꾼 것 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민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군은 이에 따라 공군이 보유한 교체 대상 엔진 60개 가운데, 부품을 교체했다고 기록된 26개는 물론이고 부품 교체가 필요없다고 보고된 것까지 모두 완전 분해해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점검이 끝날 때까지는 엔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 공군이 보유한 KF-16 130여 대 가운데 절반 가까운 60여 대가 비행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95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일어난 전투기 추락사고는 모두 35건, 이 가운데 정비 불량으로 규정된 것은 지난달 KF-16 사고 단 한 건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이런 기록 자체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공군은 조만간 국방부와 감사원의 감사가 끝나는 대로 전투기 정비체계를 대대적으로 개선할 방침입니다.